“아베의 수출규제, 일본에 부메랑 될 것” 미-일 언론 연일 비판
“아베의 수출규제, 일본에 부메랑 될 것” 미-일 언론 연일 비판
  • 이희수 기자
  • 승인 2019.07.04 17:06
  • 수정 2019.07.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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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플로맷 “아베, 참의원 선거 앞두고 보수층 결집 시도 의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의 한국 수출 규제는 일본에 부메랑이 될 것이다. 이번 규제로 일본 기업들도 피해를 입고, 장기적으로 한국 산업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일본 정부가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언론들이 연일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 외교전문매체 더디플로맷(The Diplomat)은 3일(현지시간)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 기술 업체들의 생산을 우려하게 만드는 반면, 오히려 이같은 가혹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플로맷은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며 새로운 공급망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디플로맷은 “일본 경제통상산업부가 발표한 수출 제한은 한일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번 논쟁은 과거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에 대한 보상으로 한국민 개인이 일본 기업을 직접 고소할 수 있도록 결정된 대법원 판결로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대법원이 일본제철공사에 대해 1억원, 미쓰비시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y)에 8억~12억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으나, 두 회사가 이행을 거부하면서 양국관계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과거 저지른 행위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1965년 지불한 배상금으로 해결되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보상은 거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특정 제품 수출은 정부의 승인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하며,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 같은 정책을 사실상 ‘무역 통상금지(embargo)’라고 표현했다.

가장 중요한 수출품은 스마트폰 및 LED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폴리이미드(polyimides)와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되는 에칭가스(etching gas)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그동안 43.9%의 에칭가스, 93.7% 폴리이미드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왔으나, 이에 대해 일본은 정부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있는 국가들을 적어둔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킬 것이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대법원 소송 판결에 대해 대체로 침묵을 지켜오면서 일본과 외교적 협력을 이어나가고자 했으나, 아베 총리는 올해 7월 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취하면서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조치로 소재·부품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한일 양국 기업에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오후 텔레비전 매장이 모여 있는 용산전자상가.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조치로 소재·부품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한일 양국 기업에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오후 텔레비전 매장이 모여 있는 용산전자상가.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한 우려는 일본 내에서도 들끓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4일 '보복을 즉시 철회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이번 규제는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인 '소니'는 TV 생산이 중단돼 판매점에 내놓을 제품이 고갈될 우려가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소니는 한국 기업들로부터 TV용 유기EL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이번 보복 조치로 한국 제조사가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유기EL 패널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이를 제 때 납품받을 수 없게 된다. 

소니 관계자는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TV 생산을 못해 상품이 고갈될 가능성을 포함해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일본의 조치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 조기 수습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일 기업이 함께 망할 우려가 있다'는 기사를 통해 "일본과 한국은 부품과 제품을 서로 공급하는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일본 기업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수출 규제 강화의 대상 품목인 리지스트를 제조하는 '도쿄오우카(東京應化)' 관계자는 "리지스트 전체에서 한국은 상당히 큰 비율을 점하고 있는데 규제가 확대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에칭가스를 제조해 한국에 수출하는 '스텔라케미화'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의 조치로 수출 절차가 복잡해져 선적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기자회견 당일 주가가 전주 종가에 비해 2.3% 하락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일부 제품에는 삼성전자의 유기EL 패널이 탑재된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아이폰 생산이 늦어지면 애플에 다른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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