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돋보기] “수십만 베트남 난민 피난 막았다" 언론의 질타 받는 조 바이든
[WIKI 돋보기] “수십만 베트남 난민 피난 막았다" 언론의 질타 받는 조 바이든
  • 이희수 기자
  • 승인 2019.07.05 16:04
  • 수정 2019.07.0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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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부통령 /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 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아이오와에 몰려들었다. 특별한 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가운데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Joe Biden)이 눈에 띄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몇몇 구경꾼들은 그가 지나가자 “트럼프, 트럼프!”라고 외치며 “잠자는 조!”라고 조롱했다.

지난 1일 발표된 로이터통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대통령의 성향보다 대통령의 나이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설문자 중 48%는 후보의 나이가 70세 이상일 경우 지지할 가능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성향 속에서 내년으로 다가온 2020 대선, 올해 76세가 된 조 바이든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미 정치전문 매체인 위싱턴 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는 1975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조 바이든의 위선적인 외교정책을 다시 상기시키며 그를 비판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조 바이든이 미국을 도왔던 수만 명의 남베트남 난민들을 돕기보다 오히려 피난을 막으려 했던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그는 1975년 북베트남군 및 베트남 콩 부대가 남침을 시도했을 당시 남베트남 국민들의 안전을 우려하기 보다 "도덕적이든 아니든 그들을 대피시킬 의무가 없다"고 단호히 말한 바 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바이든이 2015년 시리아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했던 입장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가 “시리아 난민을 미국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IS의 승리”라고 밝히며, 2017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난민을 보호하고 지원하며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던 점을 지적했다.

1975년 베트남 전쟁 말기 제럴드 포드(Gerald Ford)대통령과 미 정부는 전쟁 당시 우방국이었던 남베트남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조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포드는 "미국은 모든 나라의 이민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는 남베트남인들이 미국에 매우 충성했고 앞으로 자유 속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끝까지 구조 노력을 큰 목소리로 반대했던 사람은 상원의원 바이든이었다고 비판했다. 남베트남은 공산주의자들로부터 통제될 위험에 처해 있었지만, 그는 "미국은 그들을 대피시킬 의무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 인물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포드는 구조 자금 요청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대통령과 상원 외교위원회 간의 회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담을 주도한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국무장관은 상원 의원들에게 "베트남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은 총 1백만명이 넘는다"면서 "최소 명단은 총 17만4천 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자금을 늘리는 것보다 미군을 철수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베트남인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고 말했으나 바이든은 "미국인과 베트남인을 구출하는 문제를 마치 같은 이슈로 함께 섞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베트남전 당시 피난에 나서는 사람들. 당시 피난민 보호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던 바이든에게 '베트남 난민'이슈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AP 연합뉴스]
베트남전 당시 피난에 나서는 사람들. 당시 피난민 보호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던 바이든에게 '베트남 난민'이슈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AP 연합뉴스]

포드는 바이든의 입장이 미국의 가치에 대한 배신이라며 "미국의 전통은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과거 헝가리인, 쿠바인, 유대인들을 도왔고, 남베트남인 역시 이들과 똑같이 환영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입장 차이가 계속되자 투표로 진행된 위원회 법안에서 14:3 표차로 구조 자금 요청이 통과되었으나, 반대표를 던진 세 명의 상원의원 중 한 명은 바이든으로 알려졌다.

이후 1975년 4월 30일 사이공은 함락되었고, 탈출하지 못한 수십만 명의 남베트남인들이 결국 재교육 수용소로 보내졌는데, 그곳에서 종종 학대 및 살해를 당했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 남베트남 난민이었던 쿠앙 팜(Guang Pham)은 당시 10살 어린 나이에 여동생들과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탈출한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냈다. 남베트남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10년 넘게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되어 1992년이 되어서야 미국으로 건너올 수 있었다.

그는 "조 바이든 상원의원은 남베트남 난민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자유와 개방은 결코 민주당이 지지했던 바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을 언급하며 "베트남 난민 사태는 1975년 아주 큰 사건이었다. 전쟁을 시작하면 난민들이 생길 텐데 바이든은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난민 문제에 방관했다. 미국은 동맹국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70세가 훌쩍 넘은 그의 나이 뿐만 아니라 과거 위선적인 외교정책 기록은 그의 대선 캠페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거세지는 비판을 이겨내고 과연 어떤 정책과 공약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낼 지 관심이 집중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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