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트럼프 조롱한 주미 영국대사……뒷수습에 바쁜 영국 관리들
[WIKI 인사이드] 트럼프 조롱한 주미 영국대사……뒷수습에 바쁜 영국 관리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7.09 18:06
  • 수정 2019.07.10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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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킴 대럭 주미영국대사 [NBC 캡쳐]
트럼프 대통령과 킴 대럭 주미영국대사 [NBC 캡쳐]

“미국 주재 영국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외교 전문이 유출되어 미국과 영국 관계가 껄끄러운 가운데 영국의 관리들이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미 NBC뉴스)

영국 관리들이 트럼프에 구애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NBC뉴스를 비롯한 미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주미 영국대사가 본국에 보낸 트럼프를 비난하는 내용의 문건이 흘러나와, 그렇지 않아도 영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 때에 양국 관계가 미묘하게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7일, 주미 영국대사가 그동안 외교 전문을 통해 미국의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본국에 타전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되었다.

그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서투르다’, ‘불안하다’고 표현하고, 그의 행정부를 가리켜서는 ‘고장났다’거나 ‘당파적’이라고 평한 일련의 보고서를 런던에 타전했었다.

영국의 차기 총리 후보를 놓고 경합 중인 외무부장관 제레미 헌트는 킴 대럭 주미대사가 그의 ‘개인적 견해’를 표출한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은 대사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저는 미국 행정부가 고도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양국은 가장 우호적인 관계에 있으며,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우방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헌트는 기자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폭로는 영국이 EU를 떠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나왔으며, 집권 보수당의 대표 경선이 한참 진행 중에 불거졌다. 영국은 미래의 무역 협상이나 우방 관계라는 측면에서 EU를 넘어서기를 희망하며, 많은 사람들은 영국-EU 관계를 대체할 큰 틀로 미국과의 협상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영국의 국제통상부장관인 리암 폭스는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를 만나 사과의 뜻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신에 투철하지도 못하고, 비윤리적이며 매국적이고, 사악한 이번 유출로 인해 양국 관계에 손상이 가고, 그로인해 양국의 폭넓은 안보적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리암 폭스 장관은 ‘B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외교 전문 유출의 경로를 조사 중에 있다.

“우리는 이번 유출 사태를 도저히 그냥 묵과할 수 없습니다.”

테레사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월요일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특별한 관계를 줄기차게 강조하고는 있지만,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워싱턴과 웨스트민스터 당국 사이에는 얼마간의 긴장이 흐르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를 추진하는 메이 총리의 접근법을 비난하고, 차기 노동당 대표로 가장 앞서가는 보리스 존슨을 추켜세운 바가 있다.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킴 대럭 대사가 영국을 위해 올바로 복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뉴저지의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로 떠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월요일 트위터를 통해, 대럭이 ‘미국 내에서 인기도 없으며, 별로 중요한 인물도 아니다. 우리는 더 이상 그에게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런던에 있는 씽크탱크인 ‘왕립 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부국장 조나단 에얄에 따르면, 유출된 메모의 내용들은 단순히 트럼프에 대한 비판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유출 자체는 영국에게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메모 자체는 뭐 그렇게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에얄은 이렇게 말했다.

“시장은 이미 이런 문제들에 익숙해져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그의 지지자들이나 반대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것입니다.”

에얄은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유출이 트럼프의 국빈 방문을 이어서 곧바로 터지고, 영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불거짐으로써 영국 정부를 더욱 불편하게하고 있다. 그리고 대럭 대사의 임기 만료를 몇 달 앞두고 벌어짐으로써 차기 미국 대사로 누구를 앉힐 것인지 영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에얄은 말했다.

대럭은 통상적으로 4년간 재임하는 대사 임기의 3년차에 접어드는 베테랑 외교관이다.

“런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이하고 전임자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외교적인 영향력보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큰 사람만이 어울린다는 정서가 한동안 자리 잡았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이런 판단은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얄은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미국 대사로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을 보내라고 영국에 요청했다고, 에얄은 밝혔다.

2016년 트럼프는 영국 브렉시트당의 대표인 나이절 패라지가 미국 대사로 적격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종종 만남을 가져왔었는데, 가장 최근에는 트럼프의 영국 국빈 방문 때 런던에서 회합을 가졌었다.

패라지는 월요일 전문 유출에 대해, 대럭이 자신의 직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브렉시트의 옹호자인 패라지는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게재한 기고문에서, 보수당의 선두주자인 존슨이 이번 달 말경에 무난히 총리에 오른다면 ‘대럭의 주미대사 임기는 종을 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만일 미국 대사 자리를 제안 받으면 수락할 것인지를 묻는 ‘BBC뉴스’의 질문에 패라지는 자신이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란 주재 전임 영국대사였던 리처드 댈튼은 지난 주말의 유출 사건과 2010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문서들 사이에서 쓸 만한 유사관계를 유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들도 이른바 영국의 특별한 우방과의 관계에 피해를 주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외교적 불상사를 극복하고 양국의 국익은 손상을 입지 않았다. 댈튼은 이번 사건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저는 이번 사건이 엄중한 사태로까지 진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당장은 당혹스럽기는 하겠지만 곧 사그라들 것입니다.”

댈튼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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