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역서 영국 유조선 나포...걸프 해역 긴장 더 고조
이란, 호르무즈 해역서 영국 유조선 나포...걸프 해역 긴장 더 고조
  • 김완묵 기자
  • 승인 2019.07.20 11:36
  • 수정 2019.07.20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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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걸프 해역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서방 진영 간 긴장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걸프 해역에서 긴장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이란과 서방 진영이 이 지역에서 갈수록 무력 시위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긴장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걸프 해역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당국이 영국 유조선 2척을 억류했다가 1척만 풀어줬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두 척의 선박을 나포한 사실을 공개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헌트 장관은 정부 긴급회의에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이번 억류는 용납할 수 없다"며 "항행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고, 모든 배는 안전하고 자유롭게 그 지역을 항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이란을 맹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신중하지만 강경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지 않고 이 상황을 풀기 위한 외교적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억류된 유조선은 영국 국적의 스테나 임페로호와 라이베리아 국기를 단 메스다르호다. 메스다르호는 라이베리아 국적이나 선주는 영국 해운사인 노벌크다. 이 중 메스다르호는 곧바로 풀려나 이란 영해를 떠났다고 AP가 이란 뉴스통신사 FNA를 인용해 전했다.

선주인 노벌크도 "유조선 메스다르에 이란 무장대원이 탑승했으나 지금은 항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은 메스다르가 납치된 것이 아니라 경고를 받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노벌크 측은 무장대원이 탑승했고 한동안 선박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걸프 해역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영국 유조선이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다고 호르모즈간 주(州)가 혁명수비대 해군으로 통보함에 따라 이란 해안으로 배를 유도해 정박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이 유조선을 해사 당국으로 인계했다고 덧붙였다.

선박 정보업체 마린트래픽스에 따르면 이 유조선은 이날 정오께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푸자이라 항을 떠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21일 걸프 해역 안쪽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주바일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선주인 해운사 스테나벌크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공해를 항해 중인 스테나 임페로호에 미확인 소형 쾌속정들과 헬리콥터 1대가 접근했다"며 "이 배에는 선원 23명이 탔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란을 향해 가는 스테나 임페로호와 현재 교신할 수 없다. 영국 정부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는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이란 유조선이 억류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앞서 스페인 남단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4일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를 억류했다. 지브롤터 법원은 19일 이 배의 억류 기간을 앞으로 30일 더 연장했다.

이에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상선을 '보복성 억류'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이에 자국 상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구축함 3척을 걸프 해역에 급파하기로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7일 이 사건을 '해적질'이라고 규정하고 "이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응을 지시하자, 이튿날 혁명수비대는 파나마 선적의 유조선 리아호가 이란산 석유를 밀수하려 한 혐의로 억류해 조사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리아호는 14일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꺼진 채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영해로 진입했고, 미국이 이 선박의 이란 억류를 의심하자 이란 외무부는 "조난 신호를 받고 구조했다"라고 해명했었다.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무인정찰기를 파괴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AP는 이날 기사에서 "영국 유조선 억류는 지난 5월 서방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시작된 이후 아마도 가장 수위가 높은 긴장 강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 유조선 억류 소식에 "내가 이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고통, 오직 고통"이라며 직접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미국 정부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한국 등 60여 개국의 미국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한 브리핑을 열어 압박 전선 구축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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