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반대시위 [연합뉴스]](/news/photo/201909/64962_43300_5335.jpg)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당선된 지 한달쯤 후인 2008년 1월 16일 당선자 사무실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와 미국 이노우에 의원, 스티븐슨 의원 등 의회 축하사절의 예방을 받았다.
한-미 간의 각종 현안과 의회 지원 방안에 대해 덕담이 오갔다. 당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자유화 문제였다.
‘친미’를 표방하던 이명박 정부의 등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끌어오던 한·미 FTA 비준, 특히 미국산 쇠고기 개방 협상에 큰 호재였다.
이 당선자는 “지켜보는 기자들이 없으니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며 “나는 미국산 쇠고기가 품질이 좋고 저렴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기까지 하다”고 맞받았다.
MB는 “국내에서 쌀 소비는 주는 반면 쇠고기 소비는 늘고 있으니 앞으로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더 큰 잠재적 수출 시장이 되는 셈이다"이라며 ”틍일 이 되면 북한이 또 다른 미국산 쇠고기 수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기분 좋은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대화 주제가 한미FTA협상 및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바뀌면서 분위기가 경색되기 시작했다.

이 당선자는 한미FTA 협상 비준은 한국과 미국간 거대 경제블록을 창출하고 양국관계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FTA 통해 상품이 자유롭게 오가는 동시에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인적 왕래도 동시에 자유롭게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쇠고기 수입 문제와 한미FTA 협상이 2008년 상반기에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라지만,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명박 당선자는 “소보다 사람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 낫겠다”라고 빈정거렸다.
이를 들은 스티븐슨 의원은 “이야기를 너무 멀리 끌고 가지 말라”며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스티븐스 의원은 이 당선자에게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한국을 넣어주자는 법안을 미국 의회가 특별히 통과시켜준 것에 대해 한국은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The Ambassador noted that while our hope was to get the beef issue resolved quickly and secure FTA ratification in the first half of 2008, it would take somewhat longer before we could bring Korea into the VWP.
Lee's tongue-in-cheek reply was that it is better to have people than cows moving back and forth across borders. Senator Stevens responded emphatically by urging Lee not push that logic too far...>
미국의 압력대로 이명박 당선자는 취임 직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서둘러 전국적인 대규모 릴레이 촛불시위에도 불구하고 2008년 6월 수입 요건을 대폭 완화시킨 쇠고기 협상을 체결했다.
미국 입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이보다 5개월 후인 2008년 11월 시행됐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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