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비밀문서] 평양 10년간 어떻게 변화했을까... '미국 압력 분쇄' 구호 난무, 밤은 칠흑 같이 변해
[WIKI 비밀문서] 평양 10년간 어떻게 변화했을까... '미국 압력 분쇄' 구호 난무, 밤은 칠흑 같이 변해
  • 강지현 기자
  • 승인 2019.10.03 10:03
  • 수정 2019.10.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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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북한 평양 [연합뉴스]
10년 전 북한 평양 [연합뉴스]

'핵 문제'를 둘러싼 미-북 간 견해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강행해오고 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유엔을 주축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낳아 북한은 외교적, 경제적으로 고립일로를 치닫고 있다.

10여년간 북한 내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북한은 신뢰성 있는 경제통계도 내지 않고 있다. 또 최근 강도 높은 유엔 제재로 주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외교사절이나 미국, 일본 등 또는 한국 기자들이 정해진 곳 이외의 곳을 방문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을 일일이 감시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실상을 정확하게 확인하기도 어렵다.

다만, 거리의 풍경이나 감시원들의 눈을 피해 슬쩍 슬쩍 주민들과 대화하는 내용 등을 토대로 북한의 상황을 진단할 뿐이다. 국제사회 제재로 북한은 수출도 어려워져 조선시대와 같은 자급자족형 경제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지금부터 10여년과 비교해 북한의 건물들은 보다 밝아졌다는게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일본 언론인들의 진단이다. 당시 평양은 페인트칠 한 건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의 ‘회색도시’였으나 최근에는 그나마 페인트칠한 건물들이 상당히 눈에 띈다는 전언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평양 거리에는 '불패의 핵강국', ‘로케트 맹주국’ 같은 선전물이 급증했다.

일심단결,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경애하는 김정은 장군님의 자랑스런 아들딸이 되자/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밑에서 단결해 미국의 악질적인 제재와 압력을 단호하게 분쇄하자 등등 플래카드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스에도 '조국이여, 병사들을 자랑하라' 등의 선전문구가 쓰여 있고 대규모의 인원을 동원해 내부 결속을 과시하고 있다. 대규모 집회에는 10만명씩 참여하고 있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숙소인 양각도 호텔로 가는 길은 창안거리, 미래 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 북한이 자랑하는 화려한 거리를 두루 거치도록 동선이 짜여져 있다.

화려해보였던 평양은 저녁 시간이 되면 어둠으로 변한다. 대동강 변에 화려하게 세워진 고층 건물에는 불빛이 전혀 없고, 도로를 지나는 차량도 없다.

그런 어둠 속에서도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는 환하게 빛난다. 대동강변의 김책공대는 캄캄한 밤이 되면 두 부자의 초상화만이 은은하게 빛을 뿜어낸다. ‘유훈 통치’를 넘어 ‘유령 정치’에 가깝다.

10년 전에도 기자나 외교관들이 평양의 내부를 진단하기는 쉽지 않았다.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의 리처드 보울즈 차석대표(Deputy Chief in Mission)는 2007년 서울에서 열린 만찬에서 주한미국대사관에 북한 내 분위기를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보울즈 대표는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의 만남이나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서는 북한의 진실을 확인하기 어렵고 우연한 기회에 얻는 대화 기회 등을 통해 북한의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보울즈 대표가 주한미국대사관에 말한 2007년 북한의 상황 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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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재 영국 대사관의 진단: 우연한 만남이 가장 효과적

▷국방부망 배포/ 분류자: 정치참사관 조셉 윤 근거 1.4 (b/d)
 ▷일자: 2007년 3월 30일, 06:26(금요일)
▷표준 ID: 07SEOUL934_a
 ▷최초 분류: 기밀 /현재 분류: 기밀
▷행정명령 12958: 비밀해제 03/05/2017
 ▷태그: 북한, 남한, 국외정치관계
▷번역: 지산하 기자

<요약>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 차석대표 리처드 보울즈는 3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저녁 만찬에서 그의 대사관은 대개 외무성 관계자들과의 잦은 만남에서 거의 얻는 게 없는 정보 없는 “거품”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네 명의 영국 공무원들은 거의 완전히 자유롭게 평양을 돌아다니며 때때로 사업가들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접촉을 피한다. 그는 핵무기 실험을 찬양하는 포스터가 제거되었으며 북한의 관료들은 일관되게 6자회담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요약 끝.

▶영국 대사관 고위관계자가 말하는 ‘평양’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의 일상 속의 하루에 대해서 물어보자 보울즈는 평양에 파견된 4명의 영국 공무원들은 그 정보 없는 “거품”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매일 아침 뉴스를 읽거나 이메일을 통해 기타 다른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날엔 보울즈는 외무성 혹은 무역부 임원들과의 회담을 찾지만 유럽 담당 공무원만 볼 수 있었고 대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거의 없었다. 북한 정부 사무실은 난방도 냉방도 되지 않아서 몇몇 직원들은 겨울에 긴 속옷을 껴입는다. 최근에 관계자들은 북한이 6자회담을 지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무역부 임원들은 열정적으로 합동 투자에 대해 말했지만 명확한 효과는 거의 없다. 일부는 공용으로 보이는 이메일 주소를 제공했지만 이메일은 답변이 없을 경향이 있으므로 전화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낫다.

영국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다른 외교관들(약 60명 정도의 집단)을 만나 중국과 러시아 동료가 가장 박식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북한 주재 중국 대사는 김정일이 2월 중국 대사관을 방문할 때 매우 건강하고 괜찮아보였다고 열정적으로 보고했다.

영국 직원들은 EU가 지원하는 비정부기구 프로젝트를 방문할 이유를 찾고 있으며, 이는 기구가 매우 부실한 병원 같은 평양을 벗어날 변명거리가 된다. 보울즈는 자신이 평양에 온 5달 후에 다른 대사들, UN 관계자들, 방문자들과의 저녁 행사로 놀라우리만치 바쁘다고 했다. 국제 원자력 기구 회장인 엘 바라데이는 3월 초에 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많은 외교관들은 북한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희귀한 기회라고 여기며 매주 태권도 수업을 받는다.

▶평양 주변

 보울즈는 그와 동료들이 그들의 부가 가치는 아마도 지역 관리 또는 눈에 보이는 경찰들에게 추적당하면서 크게 방해받지 않고 평양 내외로 반경 30km를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에서 온다고 믿는다.

그들은 주요 도로를 따라 평양 밖을 돌아다닐 수 있으나 개성이나 다른 지역에 가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는 평양 주변에 식당과 작은 상점들이 홍보하는 간판도 없이 평양 주변에 흩어져 있다고 했다.

따라서, 영국 관계자들은 차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평양을 돌아다니며 어떤 때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시설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런 독특한 식당들에서는 종종 몇몇 주민들, 혹은 부유해 보이는 사업가들이 영국 직원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대화는 우회적이며, 그가 말하길, 때때로 북한이 더 개방해야 할 필요에 대해 언급하며 그러나 이는 “윗사람”(고위 공무원을 암시하는 하늘을 가리키며)에 달려있다고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선전은 후자가 좀 있긴 하지만, 반미보다는 친 정부(북한) 성향이다.

영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때때로 북한 고위 관리를 태울 수도 있는 한 무리의 폭스바겐 파사트들을 본다. 보울즈는 평양을 돌아다니는 지프를 최근에 보았다. 외교관들만 일요일에 평양을 운전해 돌아다닐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외교관들은 연료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가지고 있다. 공공 주유소는 없고, 대신 통제된 ‘서’가 있다.

밤에는 약 오후 10시까지 낮은 와트의 전구들로 아파트와 다른 건물들이 안 보이고 때가 지나면 도시는 어두워진다. 평양을 돌아다니면서, 영국 직원은 한 번 남한 DVD를 판매하는 것을 보았지만, DVD는 작은 상점 탁자 아래에서 팔리는 것이 더 흔하다. 현지 직원은 쉽게 구할 수 있다.

영국 직원들은 유로를 200 북한 원/유로의 공식 환율에 환전해야 하는데 때때로 상점에서 10배 이상으로 받을 수도 있다. 영국 대사관 근처에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살 수 없는 중국산 상품들이 쌓여있고 행상인들이 많은 대형 창고 형태의 매장이 있다. 다른 상점들은 상품과 고객이 거의 텅텅 비었다.

보울즈는 대사관이 추정하기로 평균 북한 관료들은 그 또는 그녀의 월급을 모두 아파트 임대료와 식비에 쓰고, 그 중 일부는 직장을 통해 분배된다고 말했다.

그 외 추가적인 돈은, 만약 있다면, 상점에서 물건을 팔거나 다른 직업을 가진 배우자로부터 오는 것이다. 서점은 없으나, 책은 종종 구할 수 있다. 신문은 특정 사무소로 배달되나 판매되지는 않는다.

지하철의 2개 호선은 한정된 지역만을 가고 전차는 종종 고장 나거나 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를 걸어서 일을 간다. 보울즈는 어떤 범죄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그는 도시 주변에서 많은 군인들이 보였지만 대형이라기보다 떠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를 운행하는 탱크를 보지 못했으나, 4월 25일 큰 군사 행진에 있을 수도 있다고 들었다.

보울즈는 종종 아리랑 문화 축제를 위해 조직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연습하는 사람들을 보았고, 후자는 사기 진작을 생각했다.

▶대사관 운영

 대사관 운영은 어렵지만, 의욕은 좋다. 영국은 통역관(약 한 달에 300유로)과 (북한 정보국에 보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현지 직원에 봉급을 북한의 관리 사무소에 지불하고, 직원은 얼마를 받게 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직원들은 집에 난방이 되지 않아 종종 연장근무나 주말에 근무를 원하지만 대사관이나 임원들의 주거지에는 독일 대사관이 운영하는 발전소로부터 안정적인 전기와 난방을 받는다. 현지 직원들은 영국 대사관의 내부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든 대화는 도청당할 수 있으므로 관계자들은 때때로 메모를 주고받으며 의사소통하기도 한다.

런던과의 기밀 통신이 있다. 대사관은 보수 작업을 위해 기금을 마련해 놓았지만 계약자가 북한의 유일한 상업 항공사인 고려항공(베이징에서 화, 목, 토요일 항공편)을 타고 오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이 작업을 거절했다.

영국 직원들은 매 5주에 한 번씩 베이징에 가고, 때때로 서울을 방문하기도 한다. 때로 중국에서 전용기가 있기도 하다.

보울즈는 영국 대사관은 북한의 음식, 건강, 또는 인권 상황, 혹은 2006년 7월의 홍수에 관한 독립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비정부기구의 정보나 다른 정부의 보고에 의지하고 있다.

성홍열의 대거 발생이라는 이른 소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홍역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다. 평양에 만연한 굶주림에 대한 명백한 근거는 없다.

▶논평
 영국 주최 저녁 만찬에서 보울즈를 포함해 다른 EU, 영국, 뉴질랜드, 독일의 외교관들은 평양을 방문했고, 그들은 현장에 나왔음에도 실제 상황을 거의 배우지 못하는 대신 김일성 성지를 방문하거나 다른 관광명소를 갔다는 데에서 비슷한 좌절감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버시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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