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훈련조정 긍정평가…"근본해결책 제시해야 만나"
北, 美 훈련조정 긍정평가…"근본해결책 제시해야 만나"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11.15 10:47
  • 수정 2019.11.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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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일러스트=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일러스트=연합뉴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의향이 있다'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미국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면 다시 실무협상을 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13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조미(북미)협상의 진전을 위해 미국 남조선 합동군사연습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유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 직후 나온 미 국방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나는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미 국방장관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으며 조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나는 그가 이러한 결심을 남조선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남조선 정계를 아무리 둘러봐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만일 이것이 우리의 천진한 해석으로 그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적대적도발이 끝끝내 강행된다면 우리는 부득불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응징으로 대답하지 않을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담화는 오후 9시21분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담화를 발표한 지 불과 1시간 40분 후인 오후 11시 40분에 나왔다. 미국 동부시간으로는 오전 시간에 연쇄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실무협상을 마친 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스톡홀름 AP/교도=연합뉴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비핵화 실무협상을 마친 후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스톡홀름 AP/교도=연합뉴스]

김 대사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다음 달 실무협상을 재개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미국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그는 "최근 미 국무부 대조선정책특별대표 비건은 제3국을 통하여 조미(북미) 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하지만 미국이 지난 10월 초 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실무협상 때처럼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달래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우리의 요구사항들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이 선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명백히 밝힌 것만큼 이제는 미국 측이 그에 대한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미국의 대화 제기가 조미 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하여 시간 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며 "다시 한번 명백히 하건대 나는 그러한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조미대화와 관련하여 제기할 문제나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허심하게 협상 상대인 나와 직접 연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이른바 조미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놓고 있는데 대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도리어 미국에 대한 회의심만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미국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하였다면 그에 대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13일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연합공중훈련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지금까지 발휘해 온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정세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은 멀지 않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하고 고달프게 시달리며 자기들의 실책을 자인하지 않을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으로 가는 항공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크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제1의 임무는 '준비 태세' 유지"라며 "조정을 고려한다면 이는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외교의 문을 열어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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