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비밀문서] 이스라엘 제치고 보잉사로 낙찰... 한국 정부에 ‘가격문제는 당신들 책임’ 떠넘겨 [미국의 두 얼굴, 첨단무기 강매-6.끝]
[WIKI 비밀문서] 이스라엘 제치고 보잉사로 낙찰... 한국 정부에 ‘가격문제는 당신들 책임’ 떠넘겨 [미국의 두 얼굴, 첨단무기 강매-6.끝]
  • 특별취재팀
  • 승인 2020.01.05 07:40
  • 수정 2020.01.05 0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스아이 편대 비행 장면. [사진=연합뉴스]
피스아이 편대 비행 장면. [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국대사관은 ‘피스아이’로 불리는 조기경보통제기(EX) 구매사업을 관철하기 위해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회 등을 망라한 총체적인 압력 활동을 전개했다.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2006년 6월 25일자 주한미국대사관의 본국 국무부 보고 기밀문건(06SEOUL2094)에 따르면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23일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을 만나 “조기경보통제기(EX, 피스아이) 조달 사업에 대한 시간표와 규칙이 보잉사에 불리하게 계속 변경되고 있다”며 실망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한 마당에 최적의 시스템을 획득할 필요가 있다”며 심의위원회가 가격과 효율면에서 앞서는 이스라엘산에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러나 이태식 주미 대사와 함께 보잉사를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최고의 능력과 상호 운용 능력을 제공하는 보잉사를 직접 체험했다”면서 “한국이 시의 적절하게 올바른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올바른 결정’이란 의미는 보잉사를 선택하라는 압박이었다.

윤 장관은 “상호 운용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미국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왔지만, 한국의 조달 과정이 더 개방적이고 투명해졌으며 국방부는 조달 결정 과정에 재량권이 많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버시바우 대사의 지적을 이해하지만, 기종을 결정할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는 회의적인 민간 전문가도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전작권 이양과 관련, “시간표와 준비와 관련해 한국 국민들의 기대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위적인 마감일을 설정한다면 그건 실수가 될 것이며, 전작권 이양은 지휘 및 통제 능력과 기획과 훈련이 제공된 이후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2006년 6월 25일자 국무부 보고 비밀문건> http://wikileaks-kr.org/06seoul2094


버시바우 대사와 국방부 장관과의 회동 후 한달 여가 지난 2006년 8월 3일 제6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개최됐다. 위원회 내에서는 미국 보잉사 E- 737과 이스라엘 IAI 엘타사의 G-550 기종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으나 결국 보잉사 제품을 선택했다.

미국의 강한 압박전략이 성공했던 것이다.

피스아이 E-737 1호기 인수식. [사진=연합뉴스]

1개월여 후인 9월 6일 버시바우 대사는 윤장관과 다시 회동했다.

버시바우 대사가 9월 8일 본국 국무부에 보낸 비밀문서(06SEOUL3105)는 윤장관이 보잉사 기종을 선정하긴 했으나 가격과 관련해 보잉사와 이견이 있다며 대사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히고 있다.

윤장관은 “한국의 국방 에산과 보잉의 현 가격이 맞지 않고, 한국은 이 사업에 더 이상 추가적인 지출은 할 수 없는 입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 정부가 보잉 제품을 선정해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사는 “가격 상승은 한국 국방부가 구매 결정에 시간을 너무 끌었기 때문인데, 직접 보잉과 협상을 해 합의에 도달하기 바란다”면서 가격상승의 책임은 한국 정부에 떠넘겨버렸다.

당초 4기를 1개 편대로 해 1조5천억원으로 예상했던 피스아이 가격은 2조원대로 훌쩍 넘어버렸다.

피스아이는 2011년 9월부터 한국에 배치됐다.

오늘날에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 첨단무기 도입은 전작권 환수문제와 직결돼 있다.

참여정부 때 한-미는 2012년까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합의했으나, 이명박 전부 시절 2015년으로 연기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2020년으로 또 한차례 연기됐다. 참여정부의 법통을 이은 문재인 정부는 ‘조기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안보를 빌미로 한 미국의 첨단무기 구매 압력은 이후 정권마다 계속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군사 협상이 끝날 때마다, 공개적으로 “한국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미국 무기를 사기로 했다”고 떠벌리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비밀리에 이뤄졌으나 오늘날 트럼프 정부는 아예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를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리즈 마칩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wik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