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 사태에 미 의회 옹호·비난 갑론을박
美 이란 공습 사태에 미 의회 옹호·비난 갑론을박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01.04 08:06
  • 수정 2020.01.0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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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부 실세 사망...미 당국 “미국인 대상 ‘임박한 위협’ 있었다”
이란, 가혹한 보복 경고...유엔·러·프 정상도 깊은 우려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을 놓고 미국 정계가 대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을 놓고 미국 정계가 대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가 폭사하면서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도 이번 사태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옹호론과 비판론을 펼치며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 등 미 현지언론들에 이날 개원한 미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 살해한 것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공화당은 솔레이마니를 테러 주모자라고 지칭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옳은 결단을 내렸다고 지지한 반면 민주당은 자칫 군사적 충돌에 따른 ‘끝없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상의는 물론 사전 통보조차 없었다면서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개원 연설에서 “솔레이마니는 아무런 제약 없이 테러를 실행한 테러 주모자이자 악인이었다”며, “10년 넘게 중동 전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악랄한 활동을 지휘했다”고 비난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공격은)결의와 힘의 표시”라며 지지의사를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가 계획하는 미래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어적 공격”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솔레이마니의 행적 자체는 비난하면서도 그의 죽음이 초래할 부정적 여파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변인을 통해 ‘폭력의 위험한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또 하나의 끝없는 전쟁에 더 가깝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미국 상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미국 상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같은 우려와 비난에 대해 미 당국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제거 배경에 대해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지역 내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한 ‘임박한 위협’이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에 대한 공격을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지난 2001년 9·11 사태의 재연을 막기 위한 선제공격이자 정당방위적 응징이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을 냈다”면서 “이는 전쟁의 시작이 아닌 중단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CNN과 폭스뉴스와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그(솔레이마니)는 수백명은 아니더라도 미국인 수십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미국에서의 위험 또한 실재하는 것”이라면서 “솔레이마니는 (레바논) 베이루트 폭격에 연루됐고 그다지 오래전이지 않은 시점에 이곳 워싱턴에서 공격을 조직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들은 “솔레이마니가 수일, 수주, 수개월 내에 미국을 겨냥한 심대한 폭력적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설득력 있는 정보와 분명하고 명백한 증거가 있었다”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위협이 임박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미 당국은 이에 대한 구체적 증거에 대해서는 아직 설명하지 않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AFP=연합뉴스]

미국의 정당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란 최고지도자는 같은 날 긴급 성명을 통해 미국에 ‘가혹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에 유엔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이날 구테흐스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이란간) 최근의 긴장 격화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세계는 걸프 지역에서 또 다른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미국의 이란 공습이 단행된 직후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그렘린궁이 전했다. 크렘린궁은 또 양국 정상의 통화에서 미국의 행동이 중동 정세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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