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韓·日 무비자 입국 중단 ‘된서리’에 “더 이상은 못 버텨”
LCC, 韓·日 무비자 입국 중단 ‘된서리’에 “더 이상은 못 버텨”
  • 김리경 기자
  • 기사승인 2020-03-09 18:06:06
  • 최종수정 2020.03.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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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더해 9일 한국과 일본의 무비자 입국 중단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 LCC들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 [사진=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코로나19에 더해 9일 한국과 일본의 무비자 입국 중단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 LCC들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 [사진=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코로나19’라는 매머드급 악재로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항공업계가 한일 상호 입국 제한 조치라는 또 하나의 된서리에 악몽 같은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무비자 입국 중단 조치의 시행으로 이날부터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의 일본행 하늘길이 모두 막혔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취항 30년 만에 일본 전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고 저비용항공사(LCC) 6개사 가운데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사는 아예 한시적으로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번 사태는 일본이 지난 5일 이날부터 3월말까지 한국에게 발급한 기존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고 무비자 입국을 중단한다고 통보하면서 발발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일본인의 무비자 방문을 중단과 기존 비자 효력 정지로 맞대응한 것.

한국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한 국가가 8일 현재 103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항공기를 띄우기조차 어려워진 국내 항공사들의 마지막(?) 동아줄마저 끊어진 것이다.

특히 한일간 무비자 입국 중단은 중단거리 노선 중심의 LCC들에게 카운터펀치가 됐다. 한국과 일본을 잇는 기존 항공 노선 56개 중 남은 것은 단 3개뿐이다. 코로나19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무려 95%의 노선이 사라졌다.

한 LCC 관계자는 “현재 모든 LCC들이 임금반납과 경영진 일괄 사직서 제출, 무급휴직, 구조조정 등 고강도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는 와중에 악재가 이어져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마치 울고 싶은데 뺨 맞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LCC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등 2개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항공도 운행 회수는 하루 한 번에 불과하며 나머지 8개 일본 노선은 이날부로 중단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소한의 이용 승객이 있어 고객 편의와 항공사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내린 결정일 뿐”이라며 수익성을 고려한 운항은 아님을 확실히 했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여객수요 급감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월 100~2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객 수요가 사라졌음에도 항공기 리스료와 사무실 임차료, 공항시설이용료 등 고정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을 더하면 존폐 위기라는 말이 결코 허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정부는 위기에 처한 항공사에 3,000억원의 긴급 금융지원과 공항시설 사용료 3개월 유예 등 지원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적자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지원 규모와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6개 LCC 사장단이 지난달 28일 긴급 건의문을 통해 “지금 LCC는 작년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서 있다.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고 퇴로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면서 정부에 조건 없는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여러 대책이 항공사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신속한 집행이 필요하다”며 “개별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거시적 상황에서 모두가 힘들기 때문에 하루빨리 어떤 조치든 취했으면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항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올 2월부터 6월까지 중국노선 축소에 의해서만 약 3.7조원의 매출 타격이 예상되며 전체 피해액은 최소 5조87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리경 기자]

ycs@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