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실수에 영구 정지…삶이 멈췄다" 카카오톡 이용자의 호소
"한 번 실수에 영구 정지…삶이 멈췄다" 카카오톡 이용자의 호소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3.18 10:20
  • 수정 2020.03.1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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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영구정지에 카카오페이도 사용 불가
"고객센터 답변도 무성의, 생활 불가능한 수준"

#A씨(23·남)씨는 최근 카카오톡(이하 카톡) 부분 서비스인 오픈채팅에서 친구들과 장난삼아 수위 높은 농담을 건넸다. 이후 A씨는 다음날 평소처럼 카카오톡에 접속하던 중 깜짝 놀랐다. 서비스 운영정책 위반으로 카톡 사용이 제한됐다는 알림창과 함께 접속이 안 됐기 때문이다. 비밀번호 변경이나 계정 복사도 안됐다. 고객센터에 호소해도 '이용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의 카톡 페이도 덩달아 접속 불가 되면서 보유하고 있던 120만원의 출금도 어렵게 됐다. 업무 보고 및 해외 가족과의 영상통화, 대리운전 요청 등 자주 사용하던 서비스도 모두 막혀버렸다. 

2010년 3월 18일 첫 서비스를 시작한 카톡은 10년이 지난 지금 3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가 됐다. 카톡이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카톡은 그간 세상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왔다.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 맵, 카카오 헤어샵, 카카오스토리 등 제공하는 서비스 분야만 해도 무긍무진하다. 이런 카톡을 어느날 갑자기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불편함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 "한 번의 실수로 카카오페이 등 모든 서비스 중단돼"

지난달 26일 한 카톡 이용자는 A씨와 비슷한 경험을 겪고 카카오측의 허술한 고객관리 방침을 지적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렸다. 제목은 '카카오의 부당한 서비스 이용 제한 및 강제적인 개인 휴대전화번호 변경 요구'였다. 글쓴이는 "너무나도 부당한 카카오 측의 처사에 참을 수 없어 글을 올린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최근 저는 카톡 영구 정지를 당했다. 사유는 카톡 오픈채팅에서 단 한 차례 부적절한 메시지를 발송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톡 이용이 영구정지 되면서 연관된 모든 서비스도 이용 제한됐고, 카톡을 통해 받던 여러 알림 메시지도 수신이 불가능하게 돼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심지어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 페이까지 이용이 불가하게 되면서 금융 업무도 지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문의를 할 수 있는 고객센터 창구는 오로지 이메일만 존재했고 전화 및 문자 등 실시간 응대는 전혀 없어서 괴로웠다"고 주장했다.

■ "생활 불가능한 수준…해결 방법은 강제 전화번호 변경 뿐"

그는 "오랜 시간 카카오 측의 답변을 기다렸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무기한 이용 정지를 해제하는 방법은 일체 없고, 무조건 카카오톡 계정 탈퇴 및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수십년간 사용해온 휴대전화번호를 강제적으로 변경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결코 개인에게 적은 피해가 아니다. 카톡 일부분 서비스에서 단 한차례 부적절한 이용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모든 서비스 전면 이용 통제 조치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특히 제게 부정 행위를 한 차례라도 할 경우 이같은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어떠한 사전 안내도 받지 못했고, 한 순간 계정이 무조건 일방 정지되면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는 어떻게 봐도 기업의 갑질 행태라고 생각한다. 고객센터는 여러차례 문의해도 대화 자체를 거부한 채 원론적인 답변만 전달해주고 있다. 저같은 피해자가 속출하지 않도록 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했다.

쏟아지는 불편 호소 이용자들, 관심 없는 카카오

실제로 확인 결과 청원인과 같은 피해를 본 카톡 이용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색사이트 네이버에서 '카카오톡 영구정지'를 검색하자 글쓴이와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는 글들이 쏟아졌다. bob*** "이용하는거라곤 친구들과 대화하고 도시 짓는 게임 단톡방 이용하는게 전부였는데 이용 정지를 먹었어요, 이유도 모릅니다", seo*** "새벽에 잠 안 와서 오픈채팅에서 드립치다가 영구정지 먹었습니다. 풀 방법 없나요" 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최근엔 무료나눔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영구 정지를 당했다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 행사 일환으로 문화상품권과 애플 '에어팟'을 무료로 주겠다는 글을 보고 핸드폰 번호, 카카오톡 계정, 비밀번호, 주소 등을 알려줬다고 한다. 그러나 불과 몇분 뒤 계정이 정지됐고, 이를 아무리 고객센터에 호소해도 해결 방안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 카카오측 "이용자가 스스로 계정 관리 철저히 해야"

카카오 관계자는 이같은 고객 불만에 대해 "우선적으로 계정 관리는 고객이 잘 해야 한다"면서도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돼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상업적 홍보, 광고, 악의적 목적으로 계정을 이용하거나, 특히 불법적인 사행성·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경우엔 경고 없이 '영구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면서 "'무료나눔 이벤트' 등으로 계정을 제3자에게 건네는 행위는 이용자가 자체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톡 계정이 제한될 경우 연계된 서비스가 이용 불가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계정이 제한되면 그 계정으로 다른 서비스 이용 제한에 영향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관계자는 계정 중단시 카카오페이 보유 금액 환불은 가능하다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본인 요청상 본인 인증정보 확인 후 연결계좌로 출금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계좌가 없는 경우 고객센터 웹페이지 접속 후 일대일 문의하기를 통해 계좌사본을 첨부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톡 측이 이같은 대응 방침을 제공하고 있더라도 다수의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이를 알고 있지 못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고객 지원 서비스 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bokil8@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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