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上] 길어지는 사법 리스크, 늦어지는 경영 정상화
[이재용의 뉴삼성 上] 길어지는 사법 리스크, 늦어지는 경영 정상화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5.25 06:57
  • 수정 2020.05.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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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알 수 없는 재판·수사 불안 가중... 직원들 "일에 집중하는 분위기 절실"
재계 "일자리 창출 기본은 기업…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길어짐에 따라 삼성 내부에서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우려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유례없는 경영 위기 속 이른바 ‘삼성 때리기’를 멈추고 각계각층에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6년 말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삼성의 사법 리스크는 올해로 5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삼성은 1년여간 총수의 공백을 경험하는가 하면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돼왔다. 직원들은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검찰이 조만간 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이르면 이달 말께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져 내주 소환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외에도 검찰은 최지성 옛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8년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불황,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코로나19까지. 연이어 찾아온 글로벌 위기 속 비상경영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끝을 알 수 없는 사법 리스크로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힘들다는 것이다. 재판과 수사 결과에 따라 또다시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번지고 있다. 

삼성은 3번의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고, 그중 한 번은 이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고개를 숙이며 변화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경영권 승계와 노사 문제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되자 파격적으로 4세 경영과 무노조 경영은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이 부회장의 사과와 입장 표명을 진정성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주요 계열사는 준법실천 서약식을 열어 준법 경영 실천에 대한 의지와 각오를 대내외에 공표했다. 주요 계열사의 준법 감시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분리 및 변경하면서 독립성도 강화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는 등 사법부와 준법위 권고를 차분하게 이행하는 한편 코로나19 속에서도 위험을 무릎쓰고 현장경영을 이어가며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정작 변화를 요구한 이들은 과거에 발목 잡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 협력사들 관계자들은 물론 재계 인사들마다 코로나 위기에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총수에 대해 다각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에서 총수의 부재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전체 밑그림을 그리며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가 사라짐으로 인해 기업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대규모 투자는 물론 중요한 결정들이 미뤄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이 부회장의 공백 기간 동안 대형 M&A, 대규모 투자 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2016년 하만을 9조 원대에 인수한 것이 삼성의 마지막 대규모 M&A다.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구상해온 모든 투자 방안을 쏟아냈다. 180조 투자와 4만 명 채용 방안을 내놓고 향후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과 QD디스플레이 상용화에 13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이 시작되면서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나 현재 특검이 재판부를 상대로 기피 신청을 하면서 재판은 올 스톱 상태다.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기각했지만 특검 측이 재항고를 하면서 재판 재개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기업을 위해 해주는 것이라곤 규제 강화 등을 이용한 최악의 경영 환경 속 기업 옥죄기 뿐”이라고 일침 했다. 

그는 “삼성이 무너지면 삼성 뿐 아니라 1, 2, 3차 협력사와 협력사의 협력사들, 임직원들의 가족들까지 수십만 명이 영향을 받는 만큼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한다”며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의 기본은 기업이 살아야 가능한 것인데, 이를 직시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0326@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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