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사람'보다 '물건' 우선...배송 '속도'가 집단감염 불렀다"
쿠팡 물류센터 "'사람'보다 '물건' 우선...배송 '속도'가 집단감염 불렀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06.01 18:42
  • 수정 2020.06.0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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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물건을 우선하는 쿠팡 풀필먼트 물류센터 작업환경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발 집중된 온라인 배송물량에 '로켓 배송' 속도까지 요구되면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상 물류센터 운영은 폐쇄된 공간내 다수 근로자가 밀집해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줄곧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와는 요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쿠팡 부천·고양 물류센터도 대동소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물량이 급증했고 빠른 배송 속도까지 요구되면서 더 열악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부천·고양 물류센터는 서울·수도권 신선 로켓 배송(프레시) 핵심이다. 시간에 쫓기는 이곳에서 방역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집단 연쇄 감염자가 100여명 넘게 나온 부천 물류센터는 서울·수도권 서부 지역 로켓 배송을 맡고 있다. 3교대 근무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부천 센터는 출입구도 단 한 개다. 

물류센터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라는 곳 건물 구조 자체가 효율적 처리를 위해 물건이 중심"이라며 "쿠팡 풀필먼트는 배송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근무자들은 철저히 속도 중심으로 평가되고 압박을 받았다. 그곳에서는 방역이 우선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감염자를 차단할 수 있을 만큼 온전한 방역이 되려면 사람을 우선해야 하는데 물류센터 작업장은 물건이 우선이었다. 풀필먼트 근로자들은 '빠른 배송'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부천 물류센터는 직원 대부분 일용직이나 단기 계약직 근무자들이다. 근로자 3799명 중 98명만 정규직이다. 계약직 984명, 외주업체 근로자 129명, 일용직이 2588명이다. 고용 형태가 불안정해 거절이 쉽지 않은 이들 계약직, 일용직 근로자는 더 많은 물량을 더 빨리 처리할 것을 요구 받았다. 

이번 사태를 이해하는 키는 쿠팡 풀필먼트 센터 업무 분위기가 쥐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고객 주문 물건을 집품, 포장해 전국 각 캠프 출고까지 맡고 있다. 

물류센터 관계자는 "쿠팡은 일처리 속도나 업무량 등 모든 것을 수치화한다"며 "처리량이 느려지면 노골적으로 압박을 당한다"고 했다. 이어 "취급 물량이 늘면서 사람이라면 맞출 수 없는 스케줄에 맞추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같은 환경을 견디고 일할 수밖에 없는 게 이곳 단기 근로자들 현실"이라고 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속도'를 우선할 것이 강요됐다.

해당 관계자는 "40대 초반, 중반 주부 여성 근로자가 꽤 많다"며 "핸드폰 번호로 로그인해 업무하는데 관리자는 느려지면 번호를 부르면서 윽박지르곤 했다"고 전했다. 이들 가운덴 "저 소리 계속 들으면 토할 것 같다"며 힘들어한 경우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1일 0시 기준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112명이다. 물류센터 감염 확진자는 74명, 이들로 인한 감염자가 38명이다. 3차 감염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고양 물류센터는 27일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1일 오전 11시 기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근로자 규모 1600명 고양 물류센터 첫 확진자는 부천 물류센터 첫 확진자로부터 감염됐다.  

쿠팡 부천·고양 물류센터 최초 확진자는 이태원발 N차 감염자로 추정된다. 이태원에 다녀온 인천 학원 강사가 수강생에게 옮겼다. 이어 수강생이 다시 택시 기사에 옮겼고 택시 기사는 돌잔치에 참석했다. 쿠팡 첫 확진자는 돌잔치가 열린 뷔페 식당에서 감염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부천 물류센터발 확진자는 지난달 23일 인천 부평구 40대 여성 첫 확진자 직후 일주일새 100여명이 넘는 집단감염으로 확대됐다. 

쿠팡 물류관리는 아마존 풀필먼트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풀필먼트 물류센터에서 주문 물건 포장 후 지역별로 배정하면 간선차가 해당 지역 캠프로 전달한다. 따라서 풀필먼트와 캠프 물리적 접점은 간선차량으로 배송 소포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집단감염으로 비화한 물류센터에 공식 사과나 공지 없는 현재 경영진과 대표 마인드를 문제 삼으며 탈퇴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거의 하루 차이로 24일 확진자가 발생했던 마켓컬리는 첫 확진자 이후 320명 검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도 아직 집단감염으로 확대되지 않고 있고 앱에 대표 사과문 공지를 띄우는 등 대처에 나서면서 확진 여파는 덜하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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