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최대 재래시장 남대문 '생태계 재편'..."지원금 효과도 버틸 수 있는 곳만"
'코로나19' 국내 최대 재래시장 남대문 '생태계 재편'..."지원금 효과도 버틸 수 있는 곳만"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06.08 17:40
  • 수정 2020.06.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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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리크스한국]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코로나19'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남대문시장 상권내 품목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그릇 등 내수 비중이 높은 품목 취급 점포는 효과를 많이 본 편이고 인삼·환전소 등 관광객 비중이 높은 곳은 아예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폐업한 상태다. 

'코로나19'는 국내 최대 종합재래시장 남대문 생태계 재편도 가속화, 명암을 뚜렷이 갈라놨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사드까지 크고 작은 이슈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남대문시장은 '코로나19'로 폐업 점포가 속출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지급된 국가 '긴급재난지원금'도 경쟁력있는 곳 위주로 효과를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반적으로 국내 최대 시장이지만 서울시 시민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아직도 현금을 받는 재래시장 여건에선 다소 이용에 제한이 따르고 있다.

8일 남대문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한 지난달 13일 일주일 간 전후로 소비자들은 난리 난 것처럼 몰려와 한꺼번에 다 쓰고 가다시피했다. 이후엔 조금씩 지원금을 사용하고 가는 상황이다. 

남대문시장에서 이처럼 폭발적으로 소비가 몰린 곳은 그릇 상가를 꼽을 수 있다. 남대문 시장 대부분 그릇 수요는 관광객보다 내수 혼수나 사업장 위주다. '코로나19' 발발 직후엔 혼수, 음식점 등 사업장 수요 모두 급감했다. 

지원금이 풀린 효과를 보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한 정도는 아니다. '코로나19' 전 매출이 100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엔 30, 지원금이 풀리고 나서는 60~70 정도 회복됐다고 보고 있다. 

남대문시장 내 한 그릇 점포 점주는 "예전엔 혼수나 사업장 위주로 그릇을 사갔지만 지원금이 풀리자 일주일쯤 후엔 가정주부들이 몰렸다"며 "지금은 매출 60~70% 정도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더니 이제는 음식점 사업장에서도 그릇을 사간다"며 "지원금 풀리면서 외식하러 음식점을 가게 되니까 사업장 수요도 살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연쇄 효과는 서울시를 넘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 생존자금은 현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이들의 음식점 외식 소비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있고 해서 경기도 등지 음식 사업장에서도 그릇을 사러 오고 있다고 했다. 

이외 상가들은 지원금 효과가 이처럼 극적이지는 않다. 여성·남성복 의류 쪽도 지원금 지급 초반 몰려서 사갔다. 지금은 좀 뜸한 편이다. 한 점포는 "날씨가 좋아지면서 많이 나와서 오고가고는 하는데 돈은 많이 안 풀리고 있다"고 전했다. 

당최 이같은 지원금 효과를 보지 못하는 점포도 있다. 이들 점포는 지원금이 풀린 시점이 성수기를 비껴갔거나 관광객 위주 점포이거나 '코로나19'로 출국이 차단되고 체육관 등이 문을 닫은 상황과 직결된 품목을 취급하는 경우다.  

아동복은 지원금 풀린 시점이 성수기를 비껴갔다. 남대문시장내 한 아동복 점포는 "7, 8월이 비수기이긴 하다. 그래도 6월까지는 여름옷 사러 바쁘게 오는 편인데 손님이 좀 많이 없다"며 "많이씩 만들 수도 없고 조금씩 만들고 있다. 이게 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영복도 그렇다. '코로나19'로 기관 수영장이 문을 닫으면서 소비도 끊겼다. 단지 지역에 간혹 문을 여는 곳도 있어서 그 수요가 하루 2~3명 정도 이어지고 있다. 

패션 잡화 가운데 가방류도 지원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가방류도 관광객이 많이 사는 품목이다. 특히 여행가방은 더 그렇다.

남대문시장 상가는 40개, 약 5500개 점포가 자리잡고 있다. 800개 점포가 넘는 상가도 있다. 상인수는 약 8940명이다. 취급 품목수도 의류와 가방뿐만 아니라 이불, 액세서리, 안경, 주방용품, 그릇 등 1700여종에 달한다. '코로나19' 전 하루 평균 고객수는 17만 3000명 가량이다. 하루 유동인구만 40만명, 외국인 관광객도 1만명으로 추산된다. 1만명 가량의 외국 관광객이 끊기면서 이들이 주력 고객인 점포는 직격타를 입고 있는 것이다. 

야채, 청과 등 먹거리 판매 점포들도 지원금 효과는 없다. 지원금으로 재래시장을 이용한다면 서울시민 대부분 집 근처 시장을 이용하지 남대문시장까지 나오지 않으면서다. 결국 관광객 비중이 높았던 이들 먹거리 점포도 쉬고 있는 상태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환전소와 인삼 취급 점포다. 상인들은 "내국인은 남대문 시장에서 인삼을 사지 않는다"며 "거의 대부분 관광객이 사간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매출이 없다"고 전했다. 

시장 상인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지원금이 풀리기 직전까지 경쟁력 있는 점포만 남기는 상황을 앞당겼다고 했다. 이전부터 폐업을 고민하던 상가는 '코로나19'로 확실하게 점포를 정리하고 나갔다. '코로나19' 직후엔 권리금 등을 생각해 버텨오던 점포들이 다 접은 것이다. '코로나19' 직전까지 한 층에 70개 있던 점포가 20개가 공실이 되면서 현재 50개 점포가 영업하고 있는 식이다. 

그나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점포들이 지원금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처럼 버틸 수 있는 점포 중에서도 취급 품목이 '코로나19'에 취약한 경우는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여행가방을 취급하는 한 점포는 "저희는 점포가 큰 편인데 월 임대료만 1000만원, 거기에 직원 인건비까지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상태"라고 전했다. 

간신히 점포를 운영 중인 다른 점포도 "코로나가 무서운 게 아니다. 개인 파산, 경제 파탄이 무섭다"며 "상반기 지나고 나면 버티고 참던 점포들도 하반기엔 다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버틸 재간이 없다"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esoar@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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