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왜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더 많이 사망할까
[WIKI 프리즘] 왜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더 많이 사망할까
  • 유진 기자
  • 승인 2020.06.11 11:05
  • 수정 2020.06.12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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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그레이브 교수 "유전자 호르몬 등 생물학적 차이, 행동양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코로나19로 인한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더컨버세이션]
코로나19로 인한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더컨버세이션]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더 많이 사망하는 것은 우연일까?’

최근 전세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폭증하는 가운데, 호주 라트로브대학교 제니 그레이브스 교수(유전학)가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은 이유’를 이슈 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전세계 누적확진자 수가 700만명, 사망자는 4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 중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이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이탈리아, 미국, 호주 등 전 세계에 걸쳐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성 비율이 높지만, 이들 가운데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디애나주에서 확진자는 55%가 여성이지만, 사망자의 60%는 남성으로 분석됐다. 피해가 가장 큰 미시간주의 경우 확진자의 52%는 여성, 사망자의 57%는 남성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와 중국에서는 남성 사망자 수가 여성 사망자 수의 두 배를 넘는다. 호주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코로나19 사망자 수 (2020.4.29 현재 [호주 보건부]
호주의 코로나19 사망자 중 성별 비교. (2020.4.29 현재) [호주 보건부]

남자를 더 많이 죽게 하는 요인이 유전자일까? 아니면 호르몬, 면역체계일까? 아니면 행동 양식일까?

제니 그레이브 교수는 “중국, 이탈리아, 미국, 호주 등 전 세계에서 여성보다 더 많은 남성들이 COVID-19로 사망하고 있다”며 “이는 유전자, 호르몬, 면역 체계, 남성의 생물학적 특성들이 상호작용, 남성들을 질병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징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만의 독특한 것이 아니라  많은 포유류에서, 그리고 질병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한 주요한 변수 중 하나로 나이와 기저질환에 주목했다.

만성 질환, 특히 심장병, 당뇨병, 암과 같은 질환들이 모두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남성들이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레이브 교수는 각종 질환에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가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성은 중간 크기의 X염색체 두쌍을 갖고 있고, 남성은 하나의 X염색체와 유전자가 거의 없는 작은 Y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Y염색체의 남성에게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많은 질병, 특히 심장질환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흡연과 과도한 음주와 같은 위험한 행동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주요한 차이점 뿐만 아니라 건강 조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의사의 도움을 받기를 주저하는 경향을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구조도 [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 구조도 [연합뉴스]

중국의 경우 흡연률의 극단적인 차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레이브 교수는 “중국에서 남성은 거의 절반은 흡연을 하고, 여성은 2%만 흡연하는데, 이 흡연률 차이는 남성의 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흡연은 호흡기 질환의 심각한 위험을 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위험 요인인 폐암을 유발한다”며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흡연률은 더 낮고 성 편향적이지 않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만으로는 COVID19 사망자의 성별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면역체계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레이브 교수는 밝혔다.

X염색체에는 적어도 60개의 면역 반응 유전자가 있으며, 더 높은 용량과 두 가지 다른 버전의 면역 반응 유전자가 여성들에게 더 넓은 범위의 방어막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질병 감수성에 대한 성 차이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수컷 포유류는 경쟁에서 이겨 짝짓기에 성공하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퍼뜨리고, 이 때문에 위험한 행동의 호르몬 조절은 남성에게 더 유리하며, 암컷 포유류는 아이를 돌보는 능력을 향상시켜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특성으로 선택되어 더욱 강한 면역체계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레이브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에서 성 편향은 코로나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질병에 대해 매우 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는 유전자, 염색체, 호르몬의 성 차이를 훨씬 더 크게 나타내 준다”며 “이는 훨씬 더 오래된 모습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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