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19' 빌미로 정권 기강 잡나…北, '탈북민' 인식 악화 전망
김정은, '코로나19' 빌미로 정권 기강 잡나…北, '탈북민' 인식 악화 전망
  • 유경아 기자
  • 승인 2020.07.26 16:58
  • 수정 2020.07.2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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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월북했다며 ‘최대비상체제’를 선포한 것과 관련해 북한 내 군 기강을 잡기 위한 정권 내부 목적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경제난 장기화로 쌓인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흐트러진 사회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조치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 "우리 경내에 악성비루스가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경제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북한 주민들은 방역 조치로 중국과 무역이 많이 감소하고, 외화벌이 수단인 외국인 관광도 중단되면서 체제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 당과 전 사회적으로 강한 조직적 규율과 행동과 사고의 일치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비상방역지휘부의 지휘에 하나와 같이 절대복종하고 움직이는 질서를 유지하며 각급 당 조직들이 자기의 기능과 역할을 완벽하게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영상에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회의 참석 대상인 내각 부총리 3명이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개최한 회의에 방역 노력의 주축인 내각 부총리인 임철웅·리룡남·김일철이 모두 빠진 것은 이례적이다.

김덕훈 노동당 경제담당 부위원장과 지난 4월 당 조직지도부장에서 해임된 후에도 여전히 정치국 회의 등 주요 행사에 참석했던 리만건 부위원장의 모습도 없었다.

이들의 부재는 방역 실패 또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현장 시찰에서 질책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지연 등 경제 문제에 대한 문책성일 가능성이 있다.

군도 기강 잡기 대상에 올랐다.

비상확대회의에서는 "월남 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부대의 허술한 전선경계근무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해당한 대책을 강구"할 것에 대해 논의했다.

전선 경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으로, 이를 시작으로 북한군 전체에 대한 기강 확립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탈북자 증언 등에 따르면 북한군의 군기 문란은 심각한 상태로 간부들은 부하들에게 상납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뇌물을 바치는 부하들은 훈련이나 고된 업무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난으로 물자 보급이 부족하다 보니 군인들이 본연의 임무보다 식량 등 생필품 확보에 주력하면서 주민들을 약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태로 북한 사회의 탈북민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부터 북한 내부에서 탈북민을 규탄하는 군중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면서 북한 내 탈북민 가족에 대한 혐오 정서가 확산했는데, 북한 당국이 탈북민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지목하면서 이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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