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코리아가 UV저감글래스를 옵션으로 제공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일반 유리로 출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인피니티코리아 측은 소비자가 해당 문제점을 지적하자 11일간 대답을 회피하거나, "기업끼리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무책임한 대답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6일 인피니티 QX50 센서리(SENSORY) 차량을 원주지점에서 구매한 제보자 A씨는 11일 "인피니티코리아로부터 속은 것 같다"면서 전후방 유리 성능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A씨는 "차량 구매 당시 팜플렛에는 익스텐션 옵션에 UV저감 글래스가 윈도우, 리어스크린 등에 장착된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차량을 인도받은 뒤 아무리 찾아봐도 자외선 차단시 나타나야 할 픽토그램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픽토그램이란 사람들이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타낸 시각 디자인을 의미한다. QX50에 장착된 프랑스 유리 전문업체 생고뱅(Saint Gobain) 제품에는 자외선 차단 유리를 장착할 경우 온도계 모양의 픽토그램이 노출돼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실제로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자외선 차단 기호는 보이지 않았다. 해당 제품에는 차음 유리 픽토그램만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자가 공개한 앞유리에는 생고뱅(SAINT-GOBAIN)에서 제작했다는 로고가 보인다. DOT 615는 미국 교통국에 등록된 유리 제조지를 의미한다. 끝에 AS1은 '앞유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AS2는 2열 유리, AS3은 썬루프 유리다. E9는 스페인에서 인증을 받았다는 뜻이다. 43R-004527은 유럽인증번호이며, KC는 우리나라 인증마크다. 가장 우측에 사람 귀 모양의 픽토그램은 차음유리를 나타낸 것이다.

생고뱅코리아의 한 임원 역시 A씨의 유리를 본 뒤 "해당 유리는 솔라글라스나 UV필터를 장착하지 않은 일반 유리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임원은 "앞유리는 단음장치만 있고, 옆·뒤 모두 솔라 기능 없고 UV 장착 기능도 없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생고뱅코리아 임원도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인피니티코리아 측은 끝까지 'UV저감글래스가 장착됐다'고 계속 주장했다"면서 "'어떤 이유로 그렇게 주장하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이에 대해선 대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남편이 눈이 좋지 않아서 UV저감 부분을 유독 집중해서 살펴봤다"면서 "픽토그램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고객센터 측에 문의하자 11일간 답변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인피니티코리아 측은 상황을 알아보겠다고 해놓고 유리제조업체인 생고뱅코리아측에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보 이후 고객센터 측에서 연락이 왔다. 결과적으로 '저감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해당 문제는 닛산코리아와 생고뱅, 회사간 문제'라는 답변을 내놨다. 명확한 설명도 없이 무조건 UV저감이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인피니티코리아의 신뢰도에 금이 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피니티코리아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UV저감글래스가 장착된 것이 맞다"면서도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A씨의 주장처럼 "본사에서 그렇게 이야기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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