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에도 IT인력 등 내보내 외화벌이…암호화폐 이용한 돈세탁도
북, 제재에도 IT인력 등 내보내 외화벌이…암호화폐 이용한 돈세탁도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09.29 06:05
  • 수정 2020.09.29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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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근로 북한 노동자 (PG) [출처=연합뉴스]
해외 근로 북한 노동자 (PG) [출처=연합뉴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해외 근로자 파견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가 여러 방면에서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송환 시한 이후에도 축구선수들이 최근까지 해외 리그에서 활약했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과 관련 거래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멈추지 않았다.

28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는 이처럼 다양한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과 실태를 소개했다.

보고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와 이에 따른 유엔의 제재 면제 확대 조치도 담겼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이 자체 조사·평가와 회원국의 보고 등을 토대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 이사국들의 승인을 거쳤다.

국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는 크게 4가지 분야로 요약됐다.

앙골라와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인 파견,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 문을 연 해외 식당 운영, 정보기술(IT) 분야 노동자 파견, 축구선수 해외리그 수출 등이다.

특히 IT 인력 파견을 주도하는 것은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군수공업부라고 전문가패널이 밝혔다. 이들 IT 근로자는 주로 중국, 러시아, 베트남에 파견돼 수입을 창출했다.

북한 의료진은 의료 협력의 형태로 아프리카로 파견되지만, 현지에서 사설 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이름이 적시된 북한 축구선수는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이다.

'북한 호날두'로 불리는 한광성은 이탈리아 프로축구의 여러 구단에서 활약하다 올해 1월 카타르 리그 알두하일로 팀을 옮겼으나, 대북제재 탓에 최근 소속팀에서 방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리그 아레초에서 뛰던 최성혁은 지난 1월 계약 만료 후 팀을 떠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오스트리아 장크트푈텐 소속이었던 박광룡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구단 훈련 사진에 등장했으나, 역시 대북제재 탓에 팀에서 방출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에서는 건설, 호텔, 무역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북한 파견 근로자들이 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회원국들은 작년 12월22일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본국 송환해야 했지만, 알려진 축구 선수들의 경우처럼 그 이후에도 돌아가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북제재위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 송환 의무의 이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마감일인 지난 3월22일까지 제출한 나라는 40여개국에 불과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때문에 160여명을 돌려보내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고, 베트남도 비슷한 사례를 보고했다.

중국은 송환 기한에 맞춰 북한 노동자를 전원 돌려보냈다고 밝혔으나, 보고서 내용의 비공개를 요구했다.

이전 보고서에서 '저위험 고수익' 활동으로 묘사된 북한의 사이버·금융 작전도 멈추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이 합작회사, 해외계정, 위장회사, 가상자산 등을 이용해 국제 금융체계에 지속해서 접근했다"며 특히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액수를 적시되지 않았지만, 악성 소프트웨어나 소셜미디어(SNS) 침투 등을 통해 가상 자산을 취득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이런 경로로 얻은 가상 자산을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화폐로 환전해 돈세탁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각종 사이버 활동은 정찰총국이 대부분 설계하고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제재 회피를 위해 안보리 이사국 관리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고 특별 방역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국경을 넘는 모든 인적·물적 교류가 제약됐다.

북한 주민들의 재입국은 물론 외국인의 입국도 대체로 금지된 상황이다.

국제 항공노선은 지금도 100% 차단돼 있고, 해상 운송은 감소하기는 했으나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고 현재는 재개된 상태다. 철도와 도로 교통도 제한적이지만 조금씩 열리는 추세로 파악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대북제재가 인도주의적 지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엿보인다.

전문가패널은 "제재 결의는 민간인에게 나쁜 여파를 미치거나 인도주의 단체들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제재 조치들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며 코로나19가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평했다.

이에 따라 대북제재위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인도주의적 면제 요청에 대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했고, 면제 기간 연장에 관해서도 융통성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그동안 6개월 주어지던 면제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고, 1주일가량 걸리던 면제 요청 처리 기간도 이틀 정도로 줄였다고 한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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