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파격' 인사…통신·반도체 겸하는 부회장부터 46세 사장까지
SK그룹, '파격' 인사…통신·반도체 겸하는 부회장부터 46세 사장까지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2.03 15:14
  • 수정 2020.12.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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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유정준 부회장 승진…파이낸셜스토리 가속화
추형욱, 임원 선임 3년만에 E&S 사장 올라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거버넌스위원회 신설
SK그룹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SK그룹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SK그룹이 총 107명의 승진 인사를 담은 2021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해 최태원 회장이 줄곧 강조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는 한편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한다. 

SK그룹은 3일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협의했다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각 사는 내년부터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파이낸셜 스토리는 최 회장의 주요 경영철학 중 하나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2020 CEO세미나’를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서 파이낸셜 스토리의 중요성을 설파해왔다. 실행력을 강조하며 CEO들에게 구체적인 중장기 방안 마련 등을 지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CEO 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안정화해 내부역량 강화 및 미래 준비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TF를 정규 조직화하고 역할도 강화한다.

특히 두 명의 부회장 승진을 포함한 사장단 인사는 파이낸셜 스토리 추진을 가속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신년사를 하고 있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박정호 신임 부회장. [사진=SK텔레콤 제공]

◇ 부회장·사장 4명 승진…ICT와 반도체의 만남도

우선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SK텔레콤 CEO와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한다. 

박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이자 SK그룹 내 최고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힌다. 1989년 ㈜선경에 입사한 뒤 SK텔레콤 뉴욕지사장,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CR지원팀장(상무),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개발부문장,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 SK C&C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또 박 부회장은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했고, 2017년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 인수전에서도 최 회장의 일본 출장에 동행하는 등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측은 "융복합화가 심화되는 ICT산업에서 반도체와 통신을 아우르는 SK ICT 패밀리 리더십을 발휘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정준 SK E&S 부회장과 추형욱 SK E&S 사장. [사진=SK그룹 제공]
유정준 SK E&S 부회장과 추형욱 SK E&S 사장. [사진=SK그룹 제공]

SK E&S에서도 사장단에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다. 먼저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유 부회장과 추 사장은 SK E&S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 전망이다. 

특히 추 사장의 경우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1974년생으로 올해 46세인 추 사장은 임원 선임 3년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그룹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추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그룹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은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배구조 개선…미래 성장동력 발굴도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회사의 노력도 엿보였다. 

관계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라고 SK그룹은 설명했다. 

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이 외에도 바이오소위원회, 인공지능(AI)소위원회, DT(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한다. 이를 통해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는다. 

SK서린사옥. [사진=연합뉴스]
SK서린사옥. [사진=연합뉴스]

◇ 규모는 소폭 감소…능력 있는 인재는 과감히 '발탁'

이번 인사는 신규 선임 103명,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포함해 총 107명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경영환경을 감안하여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성 인재의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증가한다. SK그룹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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