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윤 당선자의 대북 강경책, 한반도 정치상황 경색 우려"... CNN이 바라보는 새 대통령의 앞길은?
[윤석열 시대] "윤 당선자의 대북 강경책, 한반도 정치상황 경색 우려"... CNN이 바라보는 새 대통령의 앞길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12 07:02
  • 수정 2022.03.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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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CNN은 10일(현지 시각) 한국의 대선 결과를 전하면서 한국의 새 대통령 앞에는 대북문제, 미중 외교 문제, 젠더 갈등 등 만만치 않은 앞길이 놓여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상황에서 새 대통령을 선출했으며, 그가 그려갈 그림에 따라 한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문제, 외교, 국내 정치 지형이 출렁거릴 수도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다음은 기사의 전문이다.

국민의힘의 보수 후보 윤석열은 9일 이재명 후보를 1%도 안되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신승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검사 생활을 하며 27년을 보낸 정치 초년생이다. 그러나 그는 5월 10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현 대통령 자리를 넘겨받게 되면 일련의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할 과제는 한국의 파트너들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과 함께 북한의 위협이 될 것이다. 여기에다 윤 당선인은 증가하는 ‘젠더 갈등(gender war)’과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문제에도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은 한국에 어떤 의미를 던져줄 것인가.

대북 강경 노선

윤석열 당선인의 선거 유세의 상당 부분은 대북 강경 발언에 모아졌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협상을 꾸준히 추진해온 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비판하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하곤 했다.

남북문제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 와중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선거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아왔다. 북한은 2022년에만 ‘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9번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남한의 비난을 촉발했다.

정성창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선거 직전, 2019년 예정되었던 북미회담이 무산된 뒤 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가 미묘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 남북 모두가 만족할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비핵화 협상에 어떤 진전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경쟁 상대였던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을 지지해왔다. 반면에 윤 당선인은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공격할 징후가 포착될 경우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을 암시하면서까지 한국의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윤 당선인은 유세 기간 동안 더불어민주당의 자세를 ‘대북 굴종적 태도’라고 몰아붙이며, 북한이 ‘완전하고 확인 가능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노력’을 보일 때까지 제재를 완화하거나 평화협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24일 연설에서 외교와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도 ‘굴종이 아니라 강경한 국가 안보에 근거한 평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 국민의 안위와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어떤 도발도 확실하게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할 것입니다.”

윤 당선인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경노선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사적 긴장이 위기를 2017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7년에는 북한의 공격 무기 실험 및 상황 악화로 한미가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폭발과 분노(fire and fury like the world has never seen)”를 경험하게 해주겠다는 위협을 쏟아내기도 했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창 연구원은 윤석열의 당선이 남북관계를 ‘냉전시기의 적대관계로 되돌릴’ 가능성이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다.

당선수락 5시간여만에 통화를 한 윤석열 당선인과 바이든 美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선수락 5시간여만에 통화를 한 윤석열 당선인과 바이든 美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중 사이의 줄타기 외교

윤 당선인은 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두 초강대국인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듯하다.

한국은 몇 년 동안 미국과는 긴밀한 안보 동맹, 그리고 중국과는 경제 관계 확대를 놓고 줄타기를 벌여왔다. 그러나 “그런 전통적 관계 설정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고 서강대학 사회과학원의 김지윤 연구원은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미중 양국과의 파트너십에 균형외교를 펼치겠다고 공약한 반면에 윤 당선인은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공산 독재와 맞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우면서 혈맹관계를 다져왔습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한국은 ‘동맹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한 바가 있다.

이런 강경책의 일환으로 윤 당선인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두 번째로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로 인한 중국의 반발은 불을 보듯 빤히 예상된다.

한국은 2016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생산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도입한 바가 있다. 이로 인해 사드가 자신들의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주장하는 중국과 외교 마찰이 1년 동안이나 이어지기도 했다.

또, 사드의 도입으로 한중 양국 국민들의 정서도 악화되어,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시각적 효과를 노리고 화장품 같은 한국의 인기 수출품들을 파괴하기까지 했다.

정성창 연구원은, 새 정부 하에서는 “한중 관계가 다시 악화되어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한국 경제에 분명한 타격을 줄 결과”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나아가 미국과 긴밀한 동맹관계를 통한 기술적 우위를 점함으로써 “중국을 포함한 경쟁 국가들을 계속 앞지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사이 작년에 이루어진 정상회담에서 양 지도자들은 군사적 동맹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테크놀로지, 경제, 환경, 공중보건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한 바가 있다. 이어진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은 한미관계를 ‘안정과 번영의 핵심 요소(the linchpin for stability and prosperity)’라고 추켜세운 바가 있다.

윤 당선인의 이 같은 스탠스는 중국에 대해 최근 ‘매우 강경해진’ 한국 국민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고, 서강대 김지윤 연구원은 말했다. 이는 한국민들의 반중국 정서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암시하고, 역으로 대미 정서는 매우 친밀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의미한다고, 김 연구원은 밝혔다.

이러한 정서는 미국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유발하는 듯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목요일 전화통화를 갖고, 바이든이 윤 당선인을 백악관에 초대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이 통화에서 한국과 상호관계를 강화하고, “대북한 정책에 있어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국내 문제

윤 당선인은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부정부패, 국론 분열 등 산적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른 성평등(젠더 갈등) 문제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한국의 젠더 갈등은 젊은 유권자들이 성별로 갈라지는 현상이 점점 심화하면서 이번 유세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극도로 좁아진 취업 문턱과 치솟은 주택 가격에 직면해 한국의 이른바 반페미니스트들(anti-feminists)은 성평등에 집착한 정부의 노력이 여성에게 너무 치우쳤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페미니스트들은 한국의 만연한 성폭력, 구조화된 성차별, 그리고 여성에게 불리한 직장에서의 승진 기회 및 협소한 정치 문턱 등을 성차별 확산의 사례로 꼽고 있다.

이번 대선에 참여한 두 후보 모두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재명 후보가 여성의 권리 증진에 목소리를 높인 반면 윤 당선인은 판페미니스트들을 파고 들었다.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여성가족부의 폐지이다. 그는 이 부서가 남성에게 불리한 정책을 펼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허위 성범죄 신고에도 형량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CNN은 이 젠더 문제와 관련에 윤 당선인 측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반페미니스트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강력한 유권자 층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부산 시장 선거에서 패했다. 20대 젊은 남성들이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에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준 사실이 출구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일부 국민은 윤석열의 당선으로 젠더 갈등이 심화하고, 여성 인권 운동이 퇴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성차별 문제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서강대의 김 연구원은 이렇게 밝혔다.

“기성세대의 경우 이 문제는 큰 갈등 요소가 되지 않는데 젊은 남성과 여성 들 사이에서 이는 가장 광범위하고 분열된 문제에 해당합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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