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공급망 대개혁, 엇갈리는 중국의 반응
[월드 프리즘]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공급망 대개혁, 엇갈리는 중국의 반응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10.17 05:42
  • 수정 2022.10.1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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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출처=연합뉴스]
반도체 산업. [출처=연합뉴스]

미국 산업 공급망을 중국과의 연결에서 떼어내려는 미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중국의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아시아 타임즈가 보도했다.

중국 민족주의 뉴스 매체 관찰자망(观察者网)의 논평가 첸펑은 "미국 기업들이 고가치의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인근의 다른 나라들 즉, 인도나 베트남으로 옮기지 못할 것"것이라고말했다. 이들 나라들에는 자동화 기계와 장비가 갖춰진 공급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첸펑은 미국의 공장들이 중국에서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되면 인도와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기계 부품들을 사야되고 결국 중국 의존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인민대학교의 국제학 교수 리웨이는 이와 반대로 "중국과 40년 동안 연결돼 온 공급망을 개혁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이 줄 영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 밖의 논평가들은 중국이 계속 경제를 확장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31일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이 모든 문제의 시작점일 수 있다고 아시아 타임즈는 보도했다. 당시 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연합과 그 밖에 한국, 호주, 인도를 포함한 14개국의 정상들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 논의하는 회담을 주최했다.  

바이든은 세계의 소매 및 제조 산업이 팬데믹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으며, 사람들이 필요한 상품들을 얻을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단합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4월 미 재무부 장관 재닛 옐런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서로 똘똘 뭉쳐 생산라인을 지정학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국가들로 옮겨 함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이른 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옐런은 미국과 유럽, 그 밖의 국가들이 중국과 관련한 국가안보와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프렌드 쇼어링은 글로벌 경제를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규범과 가치를 강하게 엄수하는 국가들로 이뤄진 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중요 물자들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이러한 파트너들과의 연결을 더 끈끈하게 만들고 함께 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해 11월 1조 2천억 달러 규모의 자국 내 인프라 개발을 승인하는 것 등으로 그 전략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1일에는 바이든이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했다. 자국 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2천 800얼 달러 규모의 계획이다.

관찰자망의 첸펑은 10월 7일 논평에서, 미국의 공급망 개편이 전부 탈중국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산업에서의 중국의 참여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첸펑은 미국이 희토류와, 텅스텐과 마그네슘 같은 핵심 금속을 손에 넣기 위해 원자재 기반을 다시 세우고, 화학 및 의약품, 바이오 제품 생산라인을 다시 건설하며, 중소 소비자 상품 제조자들이 친미 국가들로 이전하도록 독려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떨어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와 철강 분야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강한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들에 대한 가격 결정력을 계속 누릴 수 있다고 첸펑은 말했다.

또한 미국이 민간 기업들의 중국의 화학 및 의학 제품 사용을 막거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자국 내에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 보조금을 이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애리조나의 TSMC 5나노칩 공장이 건설됐지만, 다른 미국의 근로 문화 때문에 대만에서와 똑같은 인력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시사했다.

또한 “미국이 중국을 짓누르기 위해 정치적인 문제를 이용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쿼드(QUAD)와 오커스(AUKUS)를 이용해 중국에 개입하고 대만, 신장, 홍콩 문제에 간섭할 수 없다며, “기후와 공급망 문제가 중국을 압박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길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여전히 이런 문제들에 대해 아무것도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들의 움직임은 그저 ‘팍스 아메리카나’라고 하는 국제 질서의 신뢰에 흠을 낼 뿐이며, 세계 질서는 두 리더십 또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민대학교의 리웨이는 9월 30일 기고문에서, 미중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은 중국과 더 광범위한 세계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썼다.

리웨이는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을 강화하고 해외 생산라인을 옮기기 위해 두 가지 주요 전략, 온 쇼어링(on-shoring) 및 프렌드 쇼어링을 게속 밀고 나갈 것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듦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중국의 지위를 약화시키려고 한다. 공급망을 단축하거나 이동시키려는 미국의 계획은 중국의 산업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이는 작은 변화지만,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경쟁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지위에 대한 진짜 치열한 게임이다”고 주장했다.

리웨이는 트럼프 시대에 미국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세우고, 중국의 산업 개발을 억누르며, 자국의 산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관세를 올림으로써 대 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감소시키려고 한 정책은 지난 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늘면서 실패했다는 것을 짚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2021년 6월 공급망 보고서를 들며, 미국이 반도체, 의약품, 희토류, 2차전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데 있어 위험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들 제품들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이미 한국, 미국, 대만, 일본의 칩4 동맹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미국-EU 통상 및 기술 위원회, 경제 번영을 위한 미주 파트너십(Americas Partnership for Economic Prosperity) 등의 단체들을 만들었다는 점도 들었다.

논평가 우추핑은 미국의 보호주의와 반세계주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를 더 개방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대일로 정책에 포함된 국가들로의 경제 확장과 공급망의 디지털화를 그 수단으로 들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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