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베이징 입성을 차단하라!' 후난성 은행 사태 피해자들 철저하게 감시하는 중국 정부
[월드 프리즘] '베이징 입성을 차단하라!' 후난성 은행 사태 피해자들 철저하게 감시하는 중국 정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3.09 05:25
  • 수정 2023.03.09 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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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정저우 인민은행 밖에서 지방은행들의 예금 인출 중단에 대해 시위하고 있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허난성 정저우 인민은행 밖에서 지방은행들의 예금 인출 중단에 대해 시위하고 있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는 국가 최대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양회(兩會)가 열리고 있다. 지난 4일 시작된 양회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양회 시작 전부터, 중국 지방은행 사태로 예금을 찾을 수 없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소장 제출을 위해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것을 당국이 통제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해 중국 지방 은행들의 부실 사태로 예금을 찾을 수 없게 된 수많은 피해자들 중 사람들 중 한 명인 잭 장은 중국의 양회를 며칠 앞둔 2월 말 베이징으로 가 소장을 제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중국 남부 후난성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려고 할 때, 경찰 및 정부기관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그를 막았다. 그는 다른 역으로 가 가까스로 열차를 타고 화장실에 숨어 있었지만, 8명의 사람들에 의해 붙잡혀 이틀 동안 호텔에 갇혀 있었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양회가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철통 같은 보안으로 이른바 잠재적 ‘선동자’들의 베이징 입성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해 4월 중국 허난성을 중심으로 한 지방은행 사태로 최소 미화 15억 달러 상당의 자금이 동결됐는데, 이 때문에 자산을 잃은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정부 당국이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이들의 차량이 집에서 못 나가게 막아 놓는 등 이동을 제한시키려고 한 것이 알려졌다.

많은 소액 예금주들이 허난성 금융당국으로부터 예금을 돌려받았지만, 큰 돈을 예치한 중국의 다른 지역들에 있는 많은 이들이 여전히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들은 자산을 찾기 위해 허난성으로 가면서 당국의 주목을 받게 됐다.

중국은 집단 시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시위가 직접적으로 정부를 향한 것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인터뷰를 한 사람들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달, 상하이에 있는 한 피해 예금주는 자신의 차에 추적장치가 부착된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 직후 최소 6명의 사람들이 그의 건물 밖에 차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자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일 추적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내가 차를 타자마자, 그들도 자신들의 차에 올랐다. 그들은 내게 베이징에 가지 말라고 말했다”라며, 자신은 베이징에 갈 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이처럼 문제 은행의 예금주들이 돈을 찾지 못하는 피해를 입고 이를 호소하기 시작한 뒤 당국으로부터 이동 제한을 당했다는 사례가 여러 건 보도되고 있다.

지난 해 은행 예금주들이 자신의 지역을 떠나 시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은 휴대폰의 건강 관리 기능을 이용했으며, 허난성 성도 정저우에 모인 피해자들을 무력으로 해산시켰다.

저장성 사오싱에 사는 한 은퇴한 예금주는 이동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됐다며, 

소장 제출을 위해 2월 중순에 베이징으로 갈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지만, “이들은 내가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들은 차를 이용해 나를 막는다”고 말했다.

지난 해 중순부터 지역 당국으로부터 계속 감시를 받아왔고, 이 때문에 자신의 도시를 떠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그는 “내게는 삶의 질이 없다. 그저 살아있는 것 뿐이다”고 토로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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