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경고장'·금감원 '확인 사살'…시중은행 전환 '암초' 만난 대구은행, 백기드나
금융위 '경고장'·금감원 '확인 사살'…시중은행 전환 '암초' 만난 대구은행, 백기드나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3.10.12 16:53
  • 수정 2023.10.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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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직원 고객 명의 1662개 증권 불법계좌 개설했다가 ‘덜미’ 잡혀
금감원, 긴급검사로 확인…시중은행 전환 신청해도 미승인 유력해져
DGB대구은행의 연내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에 먹구름이 낀 양상이다. [출처=연합뉴스]
DGB대구은행이 추진하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 계획이 당국이 엄중 심사를 예고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출처=연합뉴스]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추진하던 DGB대구은행이 암초를 만났다. 금융위원회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구은행 일부 직원의 불법 증권계좌 개설 혐의 확인 시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해당 혐의를 확인하면서 대구은행이 백기를 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의 대구은행의 여러가지 일탈이 시중은행 전환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하면 법에서 정해진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보게 돼 있다"며" 이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이런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대구은행이 금융위원회가 주도한 시중은행 전환 허용에 관심을 보인 유일한 지방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구은행이 최종적으로 시중은행 전환에 실패하게 되면 금융위의 정책에 결과물이 없다는 지적이 빗발칠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을 감수하고 엄중 심사를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금융위가 대구은행에 경고장을 날린 것은 1000여개 증권 불법 계좌 개설 혐의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대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은 고객의 증권사 연계 계좌개설을 권유한 뒤 동의없이 다른 증권사의 계좌를 무단으로 개설했다가 적발됐다. 해당 직원들은 무단 계좌 개설을 은폐하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 서비스를 차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최근까지 긴급검사를 실시해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1662개 부당 개설, 내부통제 방안 마련 미흡을 확인했다.

금융권은 대구은행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의 경고와 금감원 검사 결과를 감안해 시중은행 전환 인가 준비를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면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무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다가 금융위의 미승인 통보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정책을 주관하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을 맡고 있는 금감원에 밉보이는 것은 분명 대구은행의 경영에 부담이 된다.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있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회장이 취임하면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경영 목표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현재 대구은행에서 가동 중인 시중은행 전환 TFT는 지속 이유를 잃어버릴 수 있다. TFT가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김태오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강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 회장은 1954년생으로 만 68세다.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 상 회장으로 선임되거나 재선임될 수 있는 최대 연령은 만 67세로 현재는 김 회장의 3연임이 불가능하지만 연령 제한을 70세로 개정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다만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태오 회장의 3연임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

대구은행은 기존 결정대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TFT가 사업계획을 세밀하게 수립중이다”며 “인가 신청서를 최대한 충실히 작성해서 신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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