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안에 한국에서 업계 최대 규모의 임상팀을 꾸릴 것이다.”
베이진코리아(베이진)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생소한 기업이다. 중국계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국내에는 지난 2021년 진출했다. 국내 영업활동은 올해 초 시작했다. 베이진은 지난 1월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최대 임상팀’을 만들 것이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양지혜 베이진 사장은 이같이 강조하면서 “디스커버리 엔진과 전략적 외부 협력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100여 개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라며 “자체 R&D 역량으로 개발한 ‘자누브루티닙’과 PD-1 억제제 ‘티스렐리주맙’을 주축으로 다양한 병합치료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베이진은 2010년 미국 엔지니어이자 기업가인 존 오일러와 중국 과학자인 샤오동 왕 박사가 중국에 설립했다. 2019년 미국 허가를 획득한 자체 1호 신약 BTK 억제제 '브루킨사(자누브루티닙)'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등에서 30여 개 이상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고, 글로벌 직원은 5개 대륙을 거쳐 대략 9,000여 명으로 전해진다.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은 저분자 의약품, 생물학적 제제, 면역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이다. 올해는 10개의 새로운 molecule(분자) 임상연구단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10개 이상의 새로운 molecule이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초대 책임자로는 1982년생 양지혜 사장(41)이 임명됐다. 그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화이자에 입사했다. 고형암·혈액암 등의 품목을 국내에 런칭시키면서 항암 분야 마케팅과 영업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20년 한국노바티스 고형암 사업부 총괄 이후 최근 베이진에 새 둥지를 틀었다. 언론 등 대관 담당자로는 박계현 전 한국BMS 전무를 영입했다. 박 전무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동남아시아 환자·정부 정책 등을 총괄한다.
베이진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도편평세포암 신약 ‘테빔브라주100㎎’ 허가 이어 혈액암 치료제 ‘브루킨사’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확대, 국내 항암 시장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테빔브라주는 면역관문 수용체로 알려진 세포예정사(PD-1)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mAb, IgG4)로 식도편평세포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세포예정사(PD-1)는 CD28 계열에 속하는 억제성 면역관문 수용체, 활성화된 T세포, B세포, NK세포 등 면역조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브루킨사는 외투세포 림프종 등 세 가지 부문에서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외투세포 림프종 2차 치료의 단독요법,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또는 소림프구성 림프종 2차 치료의 단독요법 등에 쓰일 때 급여를 인정받는다. 베이진은 이번 신약 허가와 급여확대를 시작으로 혁신적인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 국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국내 진출, 올해 초 본격적 영업활동 시작 등 아직 회사 홈페이지가 없을 정도로 국내 항암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베이진. 갓 불혹을 넘긴 양지혜 사장이 국내 항암제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chop23@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