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보험업권 결산-생보] 문제는 항상 '금리'…올해는 '새 회계제도'까지 더해져
[2023 보험업권 결산-생보] 문제는 항상 '금리'…올해는 '새 회계제도'까지 더해져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12.21 17:03
  • 수정 2023.12.2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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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결정 여부를 앞두고 보험업계도 다시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출처=픽사베이]
올해 보험업권에 일어난 일은 대부분 회계 및 금리문제와 연관됐다.  [출처=픽사베이]

올해 보험업권에 일어난 일들은 대부분 회계 및 금리 문제와 결부된다. 특히 생보사들은 IFRS9 및 IFRS17 등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된데다 연초부터 줄곧 채권시장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의 평가손실이 크게 확대됐다. 한 해 동안 보험업권에서 벌어진 이슈들을 추려봤다. [편집자 주]


◆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올해부터 기존 회계를 대체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됐다. 도입된 기준은 두 가지로, 금융자산에 대한 기준인 IFRS9과 보험부채에 대한 기준인 IFRS17이다. 핵심적인 변경은 보험사가 인식하는 수익 기준이다.

기존 보험부채 회계(IFRS4)에서는 기간에 걸친 보험료 수익 전액을 당기에 인식하는 원가 측정 방식이 적용됐지만, IFRS17에선 장기 계약이라도 기간에 따라 나눠서 수익으로 인식하는 시가 측정 방식이 적용된다. 이에 따른 새 수익지표로 보험부채 구성항목 중 하나인 보험계약마진(CSM)이 부각됐다. 원수보험료 기준 CSM은 현재 그리고 당분간 보험사가 인식할 수 있는 수익지표가 되며 신계약 기준 CSM은 보험사가 장래에 인식할 수 있는 수익지표가 된다.

제도 도입 전 생보사들은 손보 대비 상대적으로 손익이 순증할 것으로 기대됐다. 결과적으로 생보사들의 수익성은 확대됐지만 손보 대비로는 뒤처졌다. 금융감독원이 밝힌 올해 1~3분기 순익은 생보 4조3993억원, 손보 7조23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9.4%, 45.8% 증가했다.

◆ 킥스 경과조치

IFRS와 함께 자본적정성 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지급여력(K-ICS·킥스)제도는 기존 RBC제도를 대체하는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제도로 올해부터 IFRS17과 함께 적용되고 있다. 보험업법 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감독당국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킥스에서는 자산·부채 시가평가에 따른 가용자본의 감소와 신규 위험측정 기준 강화에 따른 요구자본 증가가 나타난다. 특히 영향이 큰 것은 가용자본의 변화로,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른 평가가치 변동이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대적인 제도 변경에 따라 일부 생·손보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애로가 있을 것을 감안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경과조치 적용 신청을 받고 대상을 확정했다. 당시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는 총 19곳으로 이 가운데 생보사가 12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경과조치 적용 전후를 살펴보면 생보사들의 변동이 손보사 대비 높은 편이다. 상반기 기준 경과조치를 신청한 7개 손보사의 경과조치 적용 전후 평균 킥스비율은 각각 161.4%, 216.88%로 55.48%p 차이를 보이지만 생보사(12개사)의 경과조치 적용 전후 평균 킥스비율은 131.49%, 244.49%로 113.0%p 차이를 보였다.

◆ 저축보험 만기도래

작년 말과 올해에 걸쳐 과거 생보사들이 대거 판매했던 10년납 저축보험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생보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생보사들은 2012년경 세법 개정에 앞서 이른바 ‘절판 마케팅’으로 10년납 고금리 저축보험을 대거 판매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만기 도래가 다가온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해지환급금은 12조9017억원에 이르렀다. 작년 같은 기간(9조7767억원)보다 32%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당시 판매한 저축보험은 수익률이 5~6%에 달하는 고금리를 내걸었지만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이차역마진 위험에 노출됐다. 보험사의 주 투자가 채권에 행사되는데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는 반면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금리는 높게 책정되면서 이차부문 마진이 역으로 발생할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 변액시장 부진

변액보험은 생보사들만 취급하는 상품이다. 거수 보험료를 주식·펀드 등에 투자한 뒤 수익에 따라 고객에게 보험금으로 배분한다. 호황기에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불황일 때는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올해 금융시장이 연중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가면서 생보사들의 취급하는 변액보험 수요가 크게 줄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8조114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9조8496억원) 대비 17.6%, 2021년 동기(5조9198억원) 대비 42.1% 줄었다.

주식시장이 침체에 접어들면서 변액보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변액보험에 주력하고 있는 생보사들은 수익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내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다시 수익률이 높은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변액보험 시장이 활성화 될 수도 있다.

◆ 평가손 확대

금리는 IFRS와 함께 올해 생보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보험사들의 주 수익원은 투자부문. 그 중에서도 채권투자 비중이 높다. 기준금리가 올 2월 이후 줄곧 동결됐음에도 채권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2월 초 3.148%였던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10월 26일 연중 최고치인 4.392%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새 회계기준이다. 금융자산 회계기준인 IFRS9은 금융자산의 평가가치 변동을 손익에도 반영토록 한다. 채권은 수익률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데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은 반대로 채권가격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산 평가가치 하락분(채권가격 하락분)이 손익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상반기까지 이 문제는 비교적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3분기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났는데 손보사들다는 특히 생보사들의 타격이 컸다. 일부 생보사들은 3분기 당기 투자 손실 규모가 커지며 1~3분기 누적 실적이 순손실로 전환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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