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카이로 휴전협상 교착 상태, 양측 빈손으로 떠나...주변국 계속 노력
이스라엘·하마스 카이로 휴전협상 교착 상태, 양측 빈손으로 떠나...주변국 계속 노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5.10 14:56
  • 수정 2024.05.10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마스 "중재안을 이스라엘이 거부, 공은 완전히 이제 그쪽으로 넘어갔다"
이스라엘, 하마스의 제안에 대한 의구심을 중재국에 전달, 라파 군사작전 지속
휴전안에 '지속 가능한 평온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 문구 표현에 서로 이견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로 해석, 이스라엘은 종전을 수용할 수 없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분리장벽 인근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들이 집결해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민간인 15만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출처=AFP/연합]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분리장벽 인근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들이 집결해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민간인 15만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출처=AFP/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이집트 카이로 휴전 협상이, 기약 없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측 협상단은 카이로를 떠났고, 주변 국가들이 휴전의 불씨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다.

로이터 통신은 9(현지시간) 양측 협상단이 현장을 떠났다고 카이로 발로 긴급 속보로 보도했다. 이 소식은 현지 이집트 언론에서도 확인됐다. 이집트 언론들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단이 지난 78일 이틀간의 협상을 마치고 카이로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와 현지 이집트 언론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자리를 떴지만,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 미국은 양측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여전히 계속하고 전했다.

지난 4월 9일 이슬람 축제인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를 앞두고 요르단 군대가 가자 상공에 구호 물품을 공수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
지난 4월 9일 이슬람 축제인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를 앞두고 요르단 군대가 이스라엘 남부 가자 지구 상공에 구호 물품을 공수하고 있다. 요르단 국방부는 현장 사진을 뒤늦게 공개했다. [출처=로이터/연합]

하마스는 이날 팔레스타인 다른 무장단체에 보낸 메시지에서 "점령군(이스라엘)은 중재자들이 제출한 제안을 거부하고 몇가지 핵심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이에 따라 공은 완전히 그들 쪽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로이터에 인용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카이로 협상이 끝났다며, 하마스의 제안에 대한 의구심을 중재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스라엘은 라파와 가자지구 다른 지역에서 계획대로 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마스는 지난 6일 중재국이 마련한 휴전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이른바 '지속 가능한 평온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이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로 해석한 반면, 이스라엘은 종전과 철군 요구로 보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9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대중음악 축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는 스웨덴 말뫼에서 이스라엘 대표의 대회 출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말뫼에서는 이스라엘 참가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유로비전 준비 기간 1천명 이상의 스웨덴 음악인들이 이스라엘 출전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출처=EPA/연합]
9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대중음악 축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는 스웨덴 말뫼에서 이스라엘 대표의 대회 출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말뫼에서는 이스라엘 참가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유로비전 준비 기간 1천명 이상의 스웨덴 음악인들이 이스라엘 출전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출처=EPA/연합]

협상이 다시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피란민이 몰린 라파에는 이스라엘군이 작전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 라파 피란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데 이어 7일 라파의 국경 검문소를 탱크로 장악하고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까지 라파에서 대피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15만명에 이른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또 라파 작전 중 하마스 지하터널 최소 10개를 발견하고, 하마스 무장대원 5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의료진과 주민들을 인용, 라파 모스크 인근에 떨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동부 브라질 구역에서 주민 최소 3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장 영상에는 무너진 모스크 첨탑(미너렛)이 잔해와 널브러져 있고 시신 2구가 담요에 쌓여있는 모습이 담겼다.

유럽 최대 대중음악 축제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한 이스라엘 가수 에덴 골란이 9일(현지시간) 스웨덴 말뫼 아레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두 팔을 치켜들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대표의 유로비전 출전을 두고 스웨덴에서 반발이 확산하자 자국민을 상대로 말뫼 지역에 대한 여행 경고를 내렸다. [출처=AP/연합]
유럽 최대 대중음악 축제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가한 이스라엘 가수 에덴 골란이 9일(현지시간) 스웨덴 말뫼 아레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두 팔을 치켜들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대표의 유로비전 출전을 두고 스웨덴에서 반발이 확산하자 자국민을 상대로 말뫼 지역에 대한 여행 경고를 내렸다. [출처=AP/연합]

라파 사브라 지역에선 이스라엘 공습으로 주택 2채가 무너지고 여성과 어린이 등 최소 12명이 숨겼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엔 또 다른 무장단체 무자헤딘 여단의 고위 사령관과 그의 가족이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마스와 또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는 가자시티 동쪽 외곽에 집결한 이스라엘 탱크에 대전차 로켓과 박격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강행할 경우 무기 지원을 끊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원 중단을 경고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해야 한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영상 메시지에서 "하지만 우리에겐 손톱 이외에 많은 것이 있다""우리는 정신의 힘과 신의 가호로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스터티번트의 게이트웨이 테크니컬 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출처=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스터티번트의 게이트웨이 테크니컬 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출처=연합]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하마스를 때리고 헤즈볼라를 무너뜨리고 안보를 확립할 것"이라며 라파 작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미 TV쇼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우리는 종종 견해차가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잘 극복해왔고 이번에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서 손을 떼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라파 침공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며 이스라엘의 결단을 촉구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라파에서의 지상전 대신 하마스를 격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몇 가지 대안을 이스라엘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지만, 특정 장소에서 특정 작전에 사용되는 특정 무기들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