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사우디 '왕자의 난'이 부른 나비효과, 저유가 시대 종지부... 이란에 화살 돌려 예멘서 대리전 확산 먹구름
[이슈 프리즘] 사우디 '왕자의 난'이 부른 나비효과, 저유가 시대 종지부... 이란에 화살 돌려 예멘서 대리전 확산 먹구름
  • 위키리크스한국
  • 승인 2017.11.18 08:38
  • 수정 2017.11.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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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난 '왕자의 난'과 중동 2위 산유국인 이란과 사우디의 갈등이 국제 유가를 폭등시키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60.58달러를 기록, 2년 6개월 만에 6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유가는 40~50달러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했었다. 게다가 사우디와 이란이 전쟁으로 치닫는 최악의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 초에는 미국의 값싼 셰일오일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내려앉았고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1년 6개월만에 국제유가의 흐름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유가 폭등과 세계 경제 침체

중동 산유국들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 정도를 이란과 오만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간 전쟁이 발발해 석유 수출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 사태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미국 CNBC는 컨설팅 업체를 인용, "사우디와 이란간에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다툼의 밑바닥에는 원유 시장 패권을 둘러싼 기싸움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지난해 서방 제재가 풀린 이후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사우디는 원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이란 갈등은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권력 기반 다지기에서 촉발됐다. 빈살만 왕세자는 왕위 계승권을 놓고 경쟁했던 압둘라 전 국왕 아들 무타입 빈압둘라 국가보위부 장관을 비롯한 자신의 정적(政敵)을 숙청했다. 이 과정에서 빈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밖으로는 오랜 앙숙인 이란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현재 사우디·이란의 대립은 인접국을 끌어들인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이란의 무기를 공급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예멘 반군(叛軍)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사우디는 즉각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확산될 경우 2년 가까이 지속된 '저유가 시대'가 막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정세 불안은 유가 폭등 촉발

과거에도 국제 유가는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할 때마다 급등했다. 1957년 수에즈운하 국유화를 선언한 이집트를 영국과 이란이 번갈아 침공하면서 벌어졌던 수에즈 위기 당시 세계 석유공급은 10% 급감했고, 한달도 안 돼 미국과 유럽은 경기침체에 직면했다. 1973년 아랍과 이스라엘 전쟁 때 중동 OPEC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유가가 4배로 폭등했다. 2012년 이란의 핵개발에 반발한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추진하자 유가는 단숨에 배럴당 124달러를 찍었다. 국제 유가가 현 상태에서 급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석유업체인 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는 지난 13일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2~3년간 국제 유가는 현재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수출기업 원가 상승 우려

유가가 출렁이자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작년 초부터 시작된 저유가의 효과를 봤다. 산업연구원이 '국제 유가 10% 하락 시 주요 국가별 전체 산업의 생산비 하락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전체 산업의 생산비용이 0.76% 절감되는 효과를 냈다.

이는 중국(0.36%)·일본(0.34%)의 두 배 정도이며 미국(0.16%)·EU(0.12%) 등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4~6배 수준이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유가가 급격히 오를 경우 원가 상승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악재가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유를 많이 쓰는 항공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대한항공은 연간 약 37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정유업계의 경우 유가 상승이 수출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매출에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원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해양 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의 재정이 확충되면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 발주 물량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kbs1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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