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새해 벽두부터 ‘환율 비상’.. 반도체 자동차 정유화학 직격탄 우려
[FOCUS] 새해 벽두부터 ‘환율 비상’.. 반도체 자동차 정유화학 직격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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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4 05:25
  • 수정 2018.01.0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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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현 기자= 연초 환율과 유가가 수출 전선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3년 2개월만의 최저치인 1060원선까지 떨어졌고 국제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67달러를 오가며 2년 8개월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경기침체 와중에 근근이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자동차·정유화학이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3일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 51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사업계획상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90원 수준이다. 조사대상기업의 68%인 360개사가 올해 사업계획을 짤 때 환율을 1075~1175원으로 책정했다.

바꿔 말하면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까지 떨어지면서 상당수 기업이 결제통화에서 환차손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올해 수출 증가율을 4%로 예측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15.8%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환율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화강세의 최대 피해 우려 산업은 자동차업계다. 수출물량이 많은 자동차산업에서 원화강세는 곧 가격경쟁력 약화로 나타난다. 지난해 현대차 (150,500원 상승1000 0.7%)는 국내생산량의 약 60%를, 기아차 (32,600원 상승200 -0.6%)는 65%를 수출했다.

한국 자동차산업 생산이 450만대인데 국내 시장을 감안할 때 현대차는 최소 300만대 이상을 수출해야 하는데, 수출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환율이다.

최근 원화강세는 글로벌시장에서 일본차와 경쟁해야 하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엔저와 겹쳐 이중고로 작용한다. 엔저가 시작되기 전인 2011년 현대차의 '쏘나타'와 혼다의 '어코드'는 가격차가 10% 정도 났지만 올해는 2%로 줄었다.

가성비(가성 대비 성능)가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인 현대차로선 일본차와 경쟁할 수 있는 주무기를 잃은 셈이다.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지면 그야말로 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수요 정체와 미국·중국 등의 보호무역기조 강화, 국내에선 노사관계 악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까지 겹치면서 한국자동차산업이 사실상 기로에 선 셈이다.

수출물량이 대부분인 반도체업계에서도 원화강세는 치명타다. SK하이닉스 (77,700원 상승1100 1.4%)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때 영업이익이 2% 줄어든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지면 외화순자산 평가손실로 SK하이닉스가 보는 연간 외환손실이 2200억원에 달한다고 본다.

삼성전자 (2,581,000원 상승30000 1.2%)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환율 영향권에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9207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 전망치 16조3092억원보다 4000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해외 매출이 90% 이상인 삼성전자의 사업구조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영업이익이 2000억원 가량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지난해 반도체산업과 함께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정유·화학업계를 옥죄는 분위기다. 50달러대에서 안정되는 듯했던 국제유가가 중동 정정불안으로 60달러를 넘어서면서 70달러 전망까지 나온다.

화학업계는 유가가 오를 경우 마진폭이 줄어든다. 국내 업계의 NCC(나프타분해시설)는 원유를 정제한 뒤 나온 나프타를 가공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정이어서 유가가 오르면 가격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수요 위축이 걱정거리다. 정유사 이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제품가격에서 원유 등 비용을 뺀 금액)이 배럴당 7~9달러선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가상승이 이어지면 수요가 줄 가능성이 크다.

정유사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선 50달러대 유가가 꾸준히 실적을 올리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며 "원재료가격 안정과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유가가 60달러를 넘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런 구도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kbs1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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