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이슈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간 첨예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마크 쇼트 미국 백악관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의미에 대해 "그것은 우리 동맹국과의 전쟁에서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더는 보유하지 않는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쇼트 보좌관은 이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담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줬는데 보답으로 무엇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하나는 북한이 전례 없었던 핵실험 중단에 합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신중한 낙관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분은 대통령이 '우리는 최대의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많이 얘기한 것을 들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회담에 관한 한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떠날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일(현지시간) 트윗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 NBC방송 진행자 척 토드가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너무 많은 걸 포기하고 북한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지적한 데 대한 반박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그들이 비핵화(세계를 위해 매우 훌륭한 일)와 실험장 폐기, 실험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실제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채택한 결정서에는 '핵 폐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북한의 발표 후 "큰 진전"이라고 즉각 환영했지만, 미 조야 일각에서는 "핵 폐기는 선언하지 않았다", "핵보유국 선언의 의미가 더 크다"는 등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어린 시선을 제기해온 상황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표를 '비핵화 약속'이라고 해석했지만, 실제 북한의 발표에는 현존하는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폐기 약속은 포함되지 않았다. 과연 김정은(국무위원장)이 그의 나라가 수십 년간 개발해온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와 실험 중단, 핵실험장 폐기에 합의했으며 미국이 그 대가로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핵을 서방국가들의 체제 전복 시도에 맞선 방패막이로 여겨온 평양은 핵 포기를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표를) 큰 진전이라고 했지만,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되돌릴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은 "평양은 발표문에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전적인 포기는 거부했다"고 풀이했다.

북한이 '막후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별도로 비핵화 약속을 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극비리에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내정자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비핵화에 대해 사전에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온 모종의 대화 내용을 염두에 두고 한 언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인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6677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