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라이프, 현대차그룹서 계열분리 가시화
[단독]현대라이프, 현대차그룹서 계열분리 가시화
  • 장우진 기자
  • 승인 2018.07.26 15:33
  • 수정 2018.07.26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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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앞두고 계열분리 움직임에 자본확충 걸림돌 우려
이재원 대표, 구조조정 마무리에 계열분리 후 거취 미지수

현대라이프생명이 내달 유상증자를 앞두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계열 분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본확충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주 내부 검토를 거쳐 계열분리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이 대만 푸본생명 등과 논의를 거쳐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라이프 지분은 현대모비스(30.28%)·현대커머셜(20.37%) 등 현대차 계열사가 50.65%, 대만 푸본생명이 48.62%를 각각 보유한다. 하지만 내달 중 단행 예정인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푸본생명 지분율이 62%로 높아져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유상증자에는 현대커머셜과 푸본생명 2곳만 참여하고, 푸본생명은 유증 참여와 함께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전량 인수키로 했다.

공정거래법상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그룹 계열사로 유지될 수 있다. 최대주주와 협의가 이뤄지고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 절반 이상을 선임해 실질적 경영권을 소유했다고 판단될 경우 등이 해당된다. 현대차와 푸본생명의 의지에 따라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계열사 자격이 유지될 수 있으며 현재 등기임원 11명 중 현대라이프생명 측 인사는 6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아니더라도 해당 기업에 대해 지배력·영향력 등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계열사 지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소재 현대라이프생명 본사.<br>​​​​​​​[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서울 여의도 소재 현대라이프생명 본사.
[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그럼에도 계열분리를 검토하는 배경은 금융당국의 감독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라이프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개인영업을 사실상 폐쇄했다. 사실상 텔레마케팅(TM)과 퇴직연금 사업만 남겨놓은 상태인데 퇴직연금 주력이 회사 전략이다.

문제는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 적립액 중 계열사 비중이 97%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점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키로 했으며 퇴직연금의 과도한 계열사 비중도 문제 삼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유지될 경우 계열사 물량을 대폭 줄이거나 비계열사 물량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비계열사 물량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내부 물량을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수익구조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올 들어서도 현대차와 54억원 규모의 퇴직연금 계약을 맺었다. 계열에서 제외되면 관계사로 분류돼 감독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계열 분리 분위기는 작년부터 감지됐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출범 직후부터 맺은 현대커머셜과의 대출 협업 프로그램을 작년 말 종료했다. 유상증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추진됐지만 현대차그룹과 푸본생명의 의견차로 인해 올 들어서야 정리됐다. 당시 유상증자에 적극적이었던 푸본생명에 반해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미온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최대주주가 변경을 앞두고 있다.

유상증자를 앞둔 상태에서 계열분리가 구체화되면 금융당국 인가 시 심사 항목이 추가될 수 있다. 유상증자 결정이 한참 늦어진 상태에서 자칫 자본확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푸본생명이 현재 지분을 보유한 상태여서 주주적격 심사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본확충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부담 요소”라고 전했다.

계열분리가 확정될 경우 이재원 현대라이프 대표의 거취도 관심이다. 이주혁 전 대표가 금리예측 실패로 인해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급락, 2016년 말 중도 퇴임을 결정하면서 이 대표가 작년 초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이 대표는 사실상 구조조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으며 임기는 2020년 1월까지다.

이 대표는 작년 중순 사내공지를 통해 휴가를 100% 사용토록 장려하며 구조조정 분위기를 조성했고 하반기 인력을 대폭 감축했다. 그동안 휴가의 60% 정도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비용으로 지급받던 것에 대조되는 행보였다.

개인영업 폐쇄라는 극단적 선택도 강행했는데 이 대표가 KB생명, 삼성화재, ING생명 등을 거친 보험통인 점을 감안하면 모회사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본다. 현재 구조조정 과정이 마무리됐고 자본확충 방안도 마련된 상태여서 이 대표의 역할은 사실상 정리된 상황이다. 이 대표는 2014년까지 ING생명 부사장을 지내다 2015년 현대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계열분리에 대한 내용은 논의된 적 없다”며 “현재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고 선을 그엇다. 그는 또 “퇴직연금 부문은 비계열사 물량을 확보해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대만 푸본생명, 현대커머셜 등 지분을 보유한 기업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아직 검토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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