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항공사의 고공행진, 신규 업체에겐 신기루?…“맞닥뜨릴 현실은?”
LCC 항공사의 고공행진, 신규 업체에겐 신기루?…“맞닥뜨릴 현실은?”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10.31 17:22
  • 수정 2018.1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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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항공사들의 공격적 기단확대, 규모의 경제 실현
신규 업체, 초기 적자 불가피…경쟁업체와 티켓 전쟁 뻔해
수년간 적자 버틸 자본금 마련이 성패 최대 관건 될 듯
[사진=제주항공]
LCC 항공사 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최근 저비용(LCC) 항공사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그리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LCC 항공사들이 지난 몇 년간 끊이지 않고 신규노선에 취항했지만 대부분의 노선에서 80% 이상의 탑승률을 보이는 등 해외여행 신드롬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LCC 항공사들의 지방발 신규노선 취항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이들 항공사들의 경영실적이 매년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이라는 논리로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반대해 온 LCC 항공사들의 주장이 논리를 잃게 됐다.

이 같은 상황 덕에 국토교통부도 11월부터 신규 항공 면허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심사 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최종 통보를 할 전망이다. 업계 내에서는 1개사 정도의 신규 업체는 진입할 수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가 꼽히고 있다.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는 각각 국토부에 면허를 신청했던 전력이 있다. 내년에 허가가 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들이기도 하다. 플라이강원은 기존 사업계획을 바꾸고 자본금과 항공기 보유 대수를 늘려 세 번째 도전에 나섰고, 두 번째 도전장을 던진 에어로케이 역시 45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마련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에어의 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의 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 신규 업체의 환상…규모의 경제서 밀려

최근 LCC 항공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성장이 곧 신규 업체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토부는 면허 발급 기본요건을 자본금 150억원 및 항공기 3대 보유에서 자본금 150억원, 항공기 5대 보유로 강화하기로 했지만, 업계 내에서 이 정도 규모로는 현실적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LCC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기단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살리기 위함이다. 이들은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권에 들어선 편이다. 조업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초기투자비용 문제 등을 해결하고 이제야 흑자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신규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항공기를 운영할 지는 알 수 없지만 5대 내외로 볼 때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기존 업체들보다 티켓을 싸게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 수익 내기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청주~오사카 노선을 사례로 들어 프로모션에 들어간 편도 8만원 티켓이 있다고 할 때, 유류세와 더불어 일본 공항의 공항세 등을 내고 나면 티켓값은 1~2만원 밖에 남지 않는다.

물론 모든 티켓을 이처럼 할인 프로모션으로 파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경쟁이 이뤄지면 남는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좌석수를 확보해 다다익선으로 총액을 늘리는 규모의 경제를 살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5대 내외의 항공기로는 이러한 수익 구조를 절대 가져갈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조업 비용과 자재, 기술 도입 등의 초기투자비용, 항공기 리스 비용 등 감가상각비를 적용하면 몇 년간의 적자를 버틸 수 있는 자본금이 필요하다.

실제 제주항공 역시 5년간 1000억원의 손실을 버텨내야 했고 진에어 역시 4년 정도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른 업체들 역시 이러한 시기를 모두 겪었는데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만큼 기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조업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지상조업과 램프조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3곳밖에 없다. 티웨이항공은 지상조업만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고 이스타항공은 램프조업만 자체적으로 갖고 있다.

결국 나머지는 모두 외주를 줘야 하는데 이러한 조업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내지 못하면 만년 적자에 시달릴 수 있다.

결국 자본금을 확보해 수익이 날 만큼의 규모를 실현해 낼 때까지 버티는 것이 관건이다. 수백억원의 자본금으로 버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만약 LCC 항공사들 간 티켓 전쟁이 이뤄지면 기존 업체들은 버틸 수 있어도 신규 업체가 이들 틈바구니 속에서 버티긴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국토부가 개정한 면허 기준 내용 중에는 자본잠식 상태가 1년 지속되면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후 50% 이상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되면 면허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포함됐다.

부실업체 퇴출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지만, 이미 세워진 항공사의 인력들을 감안하면 퇴출은 쉽지 않은 문제다. 고용 창출 등을 근거로 신규 면허 발급에 급급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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