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30년만의 기회’ 몽골 하늘길 놓고 혈투…공정한 평가 이뤄져야
항공업계, ‘30년만의 기회’ 몽골 하늘길 놓고 혈투…공정한 평가 이뤄져야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2.21 11:16
  • 수정 2019.02.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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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업계, 저비용으로 가격인하…수요증대 이끌어 ‘트렌드 주도’
FSC 항공사, 좌석수 등 효율성 극대…‘규모의 경제’ 및 ‘진정한 복수체제’ 확립
대한항공, 현 상황 이용해 증편 꾀해…국토부 공정한 평가 절실한 상황

항공운수업계가 몽골 울란바토르 운수권을 놓고 극심한 견제를 보이며 보이지 않는 암투를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몽골 운수권 배정은 30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지난 30년 동안 대한항공이 독점한 노선으로 그야말로 최고의 수익을 내고 있는 황금알 노선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노선 배정을 목전에 두고 항공운수업계 간 극심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각각의 항공사들이 자신들의 장점 홍보에 주력하던 양상이 이제는 룰을 바꿔가면서까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려는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토부는 노선 배정에 있어 객관적인 지표를 보고 배분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과열된 양상에 섣부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현재 몽골 노선은 30년간 대한항공이 독점해 온 노선으로 1주일 뒤에는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에 추가 노선을 배분하게 된다. 주 10회 미만인 경우 복수항공사에게 배분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대한항공은 노선 추가 배정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17일 한국과 몽골은 항공회담을 열어 주 6회 1656석이었던 노선을 3회 추가해 주 9회 2500석을 확보하게 됐다. 운수권은 국가 대 국가 간의 약속으로 한정된 노선만 배정된다. 이번 추가 노선 확보로 항공업계는 총 833석을 새로운 항공사에서 배정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실상 30년만에 대한항공의 독점 노선이 개방되는 셈이다.

몽골 노선 배정을 위한 업계 내 신경전은 과열 양상이다. 현재 FSC인 아시아나항공과 LCC 업체들과의 대립은 물론, LCC 업체들 간 견제도 극에 달하고 있다. LCC 업체들은 저비용 항공사의 진입에 따른 항공권 가격하락과 수요 확대를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있고, FSC는 안정적 좌석확보에 따른 효율성 극대화, 기존 노선 활용도 등을 이유로 노선 배정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 LCC 업계, 트렌드 주도…몽골 여행객 증가 ‘주도적 역할’

LCC 업계는 최근 노선 확대와 여행객 수요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몽골 여행객 증가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국토부에 어필하고 있다.

실제 LCC 업계의 노선 확대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시기부터 해외 여행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방공항을 활용한 여행객 편의를 제공하며 여행객 수요 증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또 LCC 업계의 상대적인 저비용 정책을 무기로 이번 몽골 노선에서도 가격인하 효과를 얻어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권 가격이 인하되면 아웃바운드 수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경유지로 한 인바운드 고객 수요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몽골 노선은 대한항공의 독점으로 성수기 티켓 가격이 130만원에 이르는 등 높은 가격이 유지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복수항공사 진입에 따른 경쟁효과와 함께 LCC 항공사들의 전략이 유효하게 먹히면 노선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경우 LCC 항공사들이 운항을 시작하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행객 등 수요 부족으로 대표적인 적자노선으로 여겨졌던 러시아 노선이 LCC 항공사의 진입으로 활성화된 것이 좋은 본보기다.

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FSC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유일한 대항마

이번 몽골노선 추가 배정에서 FSC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또 업계 내에서는 사실상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에서 노선 배정에 공정한 평가를 내려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장점은 좌석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몽골 노선에 추가 배정된 좌석수는 833석이다. 그러나 현재 LCC 업체들의 주력 항공기 좌석수는 189석이다. 주 3회 운항인 점을 감안하면 567석으로 266석이 남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LCC 항공사들의 잔여좌석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규모의 경제와 수요 확대에도 결국 많은 좌석을 활용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몽골의 경우 국영 항공사인 미야트항공이 833석의 좌석을 모두 활용하는 반면, 국내 항공사는 잔여석이 남는다면 국가적으로도 손해를 볼 수 있다. 특히 오는 7월 몽골 신공항이 오픈되는데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좌석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공동체 회원으로 28개 항공사들의 노선을 연결할 수 있어 인천공항 허브화에도 가장 적합한 항공사로 꼽히고 있다. 몽골의 경우 직영항공사의 직항 항공권 가격이 비싸고 노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국을 통하는 것이 더 경쟁력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에서 복수항공사 취항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도 인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몽골 단독 노선을 복수항공사 체제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몽골 주요인사들을 30회 이상 만나 공급 증대 요청을 하면서 2020년까지 예정돼 있던 1노선 1사제 원칙인 몽골법을 조기개정을 유도하는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양국간 교류협력과 우호 증진에도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CC 항공사들은 부산-몽골 노선이 사실상 에어부산에 배정되는 만큼 인천-몽골 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이 배정되면 편파적 수혜로 이익 몰아주기로 여기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엄연히 분리된 법인으로 공정한 평가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 대한항공의 사심?…“증편 원한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와 LCC 항공사들의 이권 싸움에 대한항공이 한 숟가락 얹고 싶어하는 눈치다. 대한항공은 몽골에 주 10회 이상의 운수권 배정을 요구했지만 주 3회 추가되는데 그치며 이번 운수권 배정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최근 국토부에 조원태 사장 명의로 ‘몽골 노선 운수권 배분 관련 입장’을 보냈다. 기종 및 좌석수와 상관없이 몽골 노선을 운항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다. 즉 늘어난 좌석 중 일부를 자신들에게 달라는 요구다.

현 상태대로라면 대한항공은 주 6회 1656석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LCC 항공사에 배정된다면 사실상 266석이 남게 된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해 간접적으로 LCC 항공사를 응원하고 자사에 이익을 도모하는 방안을 고안해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반발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의 요구가 관철되면 사실상 대한항공이 몽골 노선 80%를 차지하게 돼 결국 기존 독점 노선 체제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다.

가격인하와 수요 증대를 위해서는 경쟁체제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약 1/3을 차지하는 신규 노선 배정은 온전히 복수항공사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항공업계 내 자사 이익 추구를 위한 치열한 경쟁과 견제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1주일 뒤 국토부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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