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중국 견제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미국과 중국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의 공격적 육성을 위해 총 28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투자·지원한다는 방침이다.
9일 연합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혁신 경쟁법’을 찬성 68, 반대 32의 압도적 표차로 처리했다. 이 법안은 반도체 등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중점 산업 기술개발고 생산에 2500억달러(약 280조원)를 집중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5년간 1900억달러(약 210조원)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반도체에만 540억달러(약 60조원)를 특정해 집행한다. 또 자동차 부품용 반도체 개발에는 20억달러(2조2000억원)를 지원한다.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하원에서 처리를 마치고 대기 중인 관련법과 병합돼 별도 표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받으면 정식 발효한다.
상원 의석분포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양분돼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압도적 찬성표로 초당적 지지를 보여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해 자국의 산업 발전에 대한 위기 의식을 느낀 것이 당쟁까지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생산 비중은 지난 1990년 37%에서 현재 12%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중국 견제 법안은 과학 분야에 대해 가장 큰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 극심한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경제 분야에서 본격적인 대중견제 전략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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