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벨라루스와 군사훈련 및 해상봉쇄에 나선 러시아...심리적 압박인가, 침공 준비인가
[우크라이나 사태] 벨라루스와 군사훈련 및 해상봉쇄에 나선 러시아...심리적 압박인가, 침공 준비인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2.11 12:28
  • 수정 2022.02.1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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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총리,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럽이 수십년 이래 최대의 안보 위기에 직면”
러시아 해군 훈련 모습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해군 훈련 모습 [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다음 주로 예정된 해상훈련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해상을 봉쇄하고 있다고 11일(현지 시각) BBC 등 서방언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꿀레바 외무장관은 아조프해가 완전히 봉쇄되었으며, 흑해는 러시아 군대로 거의 차단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국경에 10만 병력을 집결시켜놓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웃 국가인 벨라루스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막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매우 가까운 동맹국가이다.

프랑스는 냉전 이후 최대의 병력을 동원해 벨라루스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군사훈련을 ‘폭력적 움직임(violent gesture)’이라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는 극한의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지난 목요일 미국은 러시아의 군사 행동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의 자국민들은 즉시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미국민들은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라도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를 떠나기 바랍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렇게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럽이 수십년 이래 최대의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해상훈련은 다음주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두 개의 바다인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미사일과 포격 훈련이 펼쳐질 것이라며 해상경고를 발령한 상태이다.

우크라이나의 외무부는 “사상 초유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전개되는 기동훈련으로 두 바다에서의 항해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두 곳의 국제해역을 봉쇄했다고 트윗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핑계로 흑해와 아조프에서 우크라이나의 해상주권을 제약하고 항해의 자유를 방해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해상교통을 가로막고 있다.’ 주장했다.

흑해와 아조프해에서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부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018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해군 함정을 나포한 적도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가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질 해상훈련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에서 진행 중인 10일 동안의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펼쳐진다.

러시아는 또한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지대에 탱크와 포병, 및 수만명의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으면서도 침공 계획은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침공이 어느때라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심리적 압박’

‘얼라이드 리졸브 2022(Allied Resolve 2022)’로 알려진, 벨라루스에서의 군사훈련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 근접지역에서 전개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가 맞대고 있는 국경의 길이는 1000Km가 약간 넘는다. 이 훈련에는 약 3만 명의 러시아 병력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훈련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근접한 지역에 집결된 러시아군이 수도를 손쉽게 공략할 수 있게 된다.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매우 친밀하며, 양국은 경제적·군사적 통합을 포함해 이른바 ‘연합국가(Union State)’를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는, 병력은 군사훈련이 끝나면 자신들의 영구기지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들은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경지대의 병력 집결로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

목요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의 장-이브 르 드리앙 외무장관은 자국 인터 라디오(Inter Radio)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태도를 ‘매우 폭력적 움직임(very violent gesture)’이라 평가했고, 미국은 이 훈련 ‘긴장을 증폭시키는(escalatory)’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 24일 러시아 볼가강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에 투폴레프-95 전략폭격기 두 대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AP연합뉴스]
지난 1월 24일 러시아 볼가강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에 투폴레프-95 전략폭격기 두 대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AP연합뉴스]

‘긴박한 순간’

이번 군사훈련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벌어진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이 활발히 움직히고 있는 가운데 벌어져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갖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는 최종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는 어쩌면 가장 긴박한 순간이 될 수도 있으며 …… 유럽이 수십 년 이래 당면한 최대의 안보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목요일 영국의 엘리자베스 트러스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났다. 그녀는 러시아가 진정으로 위기를 벗어날 외교적 해법을 추구한다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트러스 장관이 러시아의 우려가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회담 결과에 실망을 금치 않았다.

모스크바 당국은 이전에는 사회·문화적으로 자국의 강력한 우방이었던 우크라이나가 어느 날 갑자기 서방 방위동맹인 나토에 가입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 결정이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진 유혈 무장 반란을 지원하고 있다. 이 무장 반란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민간인을 포함해 약 1만4000명 정도가 사망했다.

일부에서는 우크라이나 동부 반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맺어졌던 이른바 ‘민스크 합의(Minsk agreements)’가 현재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본 토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독일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이 합의를 지지했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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