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 끌어낸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 현금 쌓이지만 ESG 경영은 '뒷전'
역대 최대 실적 끌어낸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 현금 쌓이지만 ESG 경영은 '뒷전'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3.17 07:38
  • 수정 2022.03.17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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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순익 6600억원 역대 최대…ESG는 통합 ‘B’, 환경 '최하 등급'
보유 현금성 자산도 대형사 수준이지만 내부 ESG 조직·활동 전무
"수익성 중심 경영에만 몰두" 지적...“부서별로 ESG 준비하는 단계”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메리츠화재]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주가까지 크게 끌어올렸지만 ESG 경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산업 뿐 아니라 금융권에도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 가운데서도 특히 상대적으로 쉽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E)’ 부문에서는 최하 등급까지 받았다.

김용범 대표가 추진하는 경영전략이 성장에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평가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은 등한시 한 채 실적 견인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작년 별도 기준 663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전년 대비 53.0% 성장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 성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각각 10조301억원(+9.6%), 9108억원(49.2%)으로 크게 오르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손보 ‘빅5’를 언급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다만 ESG경영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작년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평가한 상장사 ESG평가 등급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통합 ‘B등급'을 받았다.

ESG는 환경(Environma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및 사회책임투자(SRI)에서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이 더해진 개념이다.

결과로 대표되는 기업활동에도 과정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산업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ESG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연기금(APG)이나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은 일찍이 ESG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ESG 가운데 기업들이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지배구조(G) 부문이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은 자금만 들이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지만 G의 경우 실질적인 구조와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E부문에서 최하등급(D)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보유 현금성 자산은 쌓이는데…

메리츠화재가 ESG에 소극적인 것은 자금 부족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직접 공장을 운영해서 상품을 생산하지 않는 만큼 탄소절감이나 친환경 기업 투자 등을 통해 E문제에 대응하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급성장은 2015년 김용범 대표이사가 선임되면서 시작됐다. 1000억원대 초반 수준이던 메리츠화재 순이익은 2015년 1546억원, 2016년 2400억원, 2017년 3314억원, 2018년 2364억원, 2019년 2573억원, 2020년 4196억원까지 늘었다.

2018년 말부터는 전속설계사 수를 대폭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 실적 상승에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2017년 말 1만3600명이던 메리츠화재 전속설계사 수는 2018년 1만6300명, 2019년에는 2만5000여명까지 늘었다. 작년 3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소속 설계사 수는 2만7700명 수준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2018년부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설계사들을 대거 영입하고 장기상품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라며 “당시 신계약이 엄청나게 늘었는데, 업계에선 저러다 손해율이랑 사업비율 감당 못하고 덩치만 키운 뒤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라고 말했다.

ESG 투자 [출처=픽사베이]
ESG 투자 [출처=픽사베이]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현재 메리츠화재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대형 손보사 못지않은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메리츠화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097억원으로, 손보업계 2·3위권인 현대해상, DB손해보험과 비슷한 수준이고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절반 수준이다. 메리츠화재의 자산규모가 이들 손보사들과 많게는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올해 김용범 대표이사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제치고 장기보험 시장 점유율 1위, TM(텔레마케팅) 점유율 20%라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와는 상반되게 메리츠화재는 내부적으로 ESG 관련 조직이나 활동이 아직까지도 전무한 상황이다. 관련 투자나 사회활동, 지배구조 등의 작업은 여전히 미비된 상태로 실적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얘기다.

메리츠화재 측은 현재 ESG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활동이나 조직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ESG경영을 시작하는 시기 역시 정해진 바가 없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아직까지 ESG관련 활동이나 조직은 없어 구체적으로 뭘 한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며 “각 부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는 준비 단계”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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