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종업원에게 음식을 집어 던진 결과는?
[월드 투데이]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종업원에게 음식을 집어 던진 결과는?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2.14 05:39
  • 수정 2023.12.14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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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헤인이 에밀리 러셀에게 뜨거운 음식 접시를 던지는 장면 [레딧(Reddit) 동영상 캡처]
로즈마리 헤인이 에밀리 러셀에게 뜨거운 음식 접시를 던지는 장면 [레딧(Reddit) 동영상 캡처]

미국의 한 멕시코 음식 전문점의 음식에 불만을 품은 여성 손님이 종업원에게 뜨거운 음식이 담긴 접시를 집어 던졌다가 판사로부터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하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로즈마리 헤인(39)은 멕시코 음식 전문 패스트푸드점 치폴레(Chipotle)의 음식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자 이를 매장 매니저인 에밀리 러셀(26)의 얼굴을 향해 집어 던졌다.

사건이 벌어진 때는 지난 9월 5일이었으며, 최종 재판 결과 판사는 헤인에게 60일 동안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을 하라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렸다.

레딧(Reddit)에 공개된 사건 영상에는 가해자 로즈마리 헤인이 오하이오주 파르마의 멕시코 음식 전문점 치폴레(Chipotle)에서 고함을 치며 짜증을 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날 이 식당은 넘쳐나는 손님들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잠시 후 헤인은 금방 다시 만들어져 나온 부리토 음식이 담긴 볼을 매장 매니저인 에밀리 러셀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음식이 눈을 가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고, 사워크림이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렸습니다.”

러셀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해당 식당은 일손이 부족해 하루 종일 손님들을 서빙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매장 매니저인 러셀까지 발 벗고 나서야 했지만, 헤인은 서비스에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식당의 서비스에 불만이 있다 해서 종업원의 얼굴에 뜨거운 음식 그릇을 던지는 것은 분명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판사도 이에 동의하는 것 같았다.

“주문한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반응합니까?”

티모시 길리안 판사는 선고 과정에서 피고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지역 방송인 WJW가 보도했다. 

“파르마 지역 주부들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위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헤인은 결국 경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80일에 감형 90일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길리안 판사는 헤인에게 대안을 제시했다. 그녀가 60일 동안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주당 20시간 일하는 데 동의하면 감옥에서 30일만 보내면 된다고 제안한 것이다.

헤인은 판사의 제안에 동의했으며, 내년 3월 교도소에 신고할 때까지 60일 동안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을 해야 한다.

법정에서 헤인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죄과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건 당시 치폴레 매장의 서비스에는 여전히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찾았는데, 음식 상태가 너무 엉망이었습니다. 역겨울 정도였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당신은 감옥에 들어가 보면 음식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길리안 판사는 이렇게 반박했다.

로즈마리 헤인이 매장 매니저인 에밀리 러셀에게 부리토 접시를 집어 던진 치폴레(Chipotle) 매장 [사진 = ATI]
로즈마리 헤인이 매장 매니저인 에밀리 러셀에게 부리토 접시를 집어 던진 치폴레(Chipotle) 매장 [사진 = ATI]

헤인의 변호사인 조셉 오말리는 판결에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피고는 40년 가까이 살면서 어떤 범죄도 저지른 적이 없습니다. 어쩌다가 운이 나쁜 하루를 겪게 된 겁니다.”

그는 당일 헤인의 행동을 이렇게 변호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한 번의 실수로 피고 인생 전체를 판단하시지 말기를 간청합니다.”

오말리 변호사는 헤인이 일 할 패스트푸드 식당들을 여러 군데 수소문해본 것으로 알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일하기로 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이 정도 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내 입장이 돼봐야 합니다.”

피해자인 러셀은 헤인에게 내려진 판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러셀은 사건 당일 헤인이 집어 던진 부리토를 뒤집어쓰고 뜨거운 음식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화가 나서 어머니에게 전화로 울먹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런 상태에서도 바로 병원에 가지 못하고 남은 근무 시간을 마저 채워야 했다.

그녀는 사건 당일 잔여 근무 4시간을 다 채우고, 다음날 출근하는 과정에서 체인 본사의 지원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해당 치폴레 매장을 그만두었다.

그녀는 현재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레이징 케인(Raising Cane’s)’에서 일하고 있는데, 치폴레 사건 때문에 특별히 불이익을 받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저는 9년 동안 페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일해 왔고, 이 일에 만족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고객을 사랑합니다.”

한편 이례적인 중형을 선고한 길리안 판사는 범죄에 합당하고 피고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판결을 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피고를 뉘우치게 할 수 있는데, 90일씩이나 감옥 생활을 하도록 해서 납세자들의 세금을 축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길리안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는 이 같은 잘못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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