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하원의장을 축출하겠다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의 위협을 놓고 내홍에 빠진 우파 언론들
[월드 투데이] 하원의장을 축출하겠다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의 위협을 놓고 내홍에 빠진 우파 언론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4.28 06:43
  • 수정 2024.04.2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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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 의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 의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하원 소속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등 강경파 의원 3명이, 자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안보 예산 패키지 법안’ 처리를 주도한 사실을 두고 해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MAGA 의원들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강성 의원들이다.

 CNN방송은 27일(현지 시각) 미국의 우파 언론들이 마조리 테일러 의원 지지를 놓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미국 보수 우파 언론들이 공화당 하원 소속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의원을 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극우 성향에 속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이, 우크라이나 원조 법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축출하겠다고 위협하면서, MAGA 미디어(‘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념을 지지하는 보수 언론들) 내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갈려 내분을 겪고 있는 것이다.

미국 보수 언론 분열의 한 편에는 미디어 거물인 루퍼트 머독이 지배하는 매체들이 있다. 머독의 강력한 언론 자산인 폭스뉴스(Fox News)와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및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지난 2주 동안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을 포함해서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즉,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는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존슨 의장을 극찬하는 한 편에서 ‘폭스뉴스’와 ‘뉴욕포스트’는 약간 다른 스탠스를 취했다. ‘폭스뉴스’는 지난주 인터넷 판 사설을 통해 그린 의원을 “멍청이(idiot)”라고 칭하며 “그녀가 공화당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뉴욕포스트’는 한술 더 떠서 주말 동안 그린 의원을 표지에 게재하고 그녀는 “모스크바의 마조리 테일러(MOSCOW MARJORIE)”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러는 사이 다른 보수 우파 언론 생태계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취했다. 그들은 존슨 의장을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공격을 가하면서 그린 의원을 향해서는 보수의 원칙을 고수하는 유일한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으로 추켜세웠다.

영향력이 큰 팟캐스트 ‘War Room’의 진행자이자 도널드 트럼프의 전 최고 정치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은 궁지에 몰린 존슨 하원의장에게 가장 혹독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이번 주 초 하원에서 통과된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신성모독(a desecration)”이라고 부르며, 그의 팟캐스트 청취자들에게 존슨 의장을 해임 시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전화하라고 촉구했다.

국정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야유 보내는 그린 의원 : 미국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2023년 2월 7일 미 의회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자리에서 일어나 야유를 보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정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야유 보내는 그린 의원 : 미국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2023년 2월 7일 미 의회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자리에서 일어나 야유를 보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배넌 뿐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가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MAGA 세력의 유명인사이자 라디오 진행자인 찰리 커크는 존슨 의장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며 “그가 실제로 기독교인이라는 증거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와 함께 ‘폭스뉴스’의 진행자로 유명한 터커 칼슨은 존슨 의장이 “좌파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지나 않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극우 성향의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Breitbart News)’는 존슨 의장의 보좌관 중 하나를 “공화당 반역자(RINO turncoat)”로 묘사했다. 그리고 극우 성향의 가짜뉴스 웹사이트인 ‘The Gateway Pundit’은 이번 주에 존슨 의장은 “정말 뱀같이 사악한 존재(WHAT A SNAKE)”라는 헤드라인을 달며 엄청나게 욕을 퍼부었다.

능숙한 정보 전략가인 그린 의원은 자신을 지지하는 미디어 동맹 플랫폼을 활용해 존슨 의장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보수층의 인기를 끌었다. 이는 보수층의 공격력을 더욱 부채질하고 우익 미디어의 분열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난 몇 주 동안 그녀는 배넌, 커크 및 칼슨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녀는 극우 성향의 ‘One America News’를 포함해 그녀를 지지하는 다른 매체들과도 인터뷰를 했다.

그러나 그린 의원이 이 전투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머독의 우익 미디어 제국이 아직은 그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영향력이 확실히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머독의 매체들, 특히 ‘폭스뉴스’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머독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존슨 의장은 훨씬 더 뜨거운 맛을 봤을 것이며, 의장 지위를 잃을 궁지에 몰렸을지도 모른다.

극우 성향 MAGA 미디어들의 존슨 의장 보도는 분명히 보수층 내에서 그의 명성을 손상시켰으며,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그를 흐물흐물한 괴물 정도로 여기게 되었다. 어쨌든 존슨 의장은 정치 생명이 끊기지는 않겠지만, 심각한 내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공화당의 킹메이커로 칭송받던 머독의 레거시 미디어 모델(legacy media model)이 힘을 잃어가는 사이 존슨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패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일같이 힘이 커지고 있다.

그린 의원은 이번에는 존슨 의장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공화당의 영혼을 놓고 벌이는 더 큰 전쟁의 전초전과 같은 역할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는 미국 여론이 그린 의원과 극우 MAGA 미디어들의 편을 전적으로 들어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는 있다.

지금까지는 머독 미디어 제국의 영향을 받은 공화당이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이는 향후 몇 년 앞에 득세할 더욱 극단주의적인 우익 미디어들의 영향력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수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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