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동자산 소유보다 경영효율에 중점
최근 도심지에 위치한 고층 오피스의 공실률이 증가하고 적은 보증금과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대형 건설사의 사옥 매각도 가속화되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사옥 건물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부영주택은 서울 을지로 옛 삼성화재 사옥을 4380억원에 매입한 지 1년만에 매각 수순을 진행하고 있다. 본 입찰에 이지스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대형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전문투자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부실시공과 갑질, 횡령 등 논란으로 기업 신뢰도가 떨어졌고 공실률 증가, 수익률 저하 등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회사가 1년만에 을지로 사옥 매각을 추진하자 지난 2016년 포스코건설로부터 매입한 3000억원 규모의 송도 ‘포스코타워’와 9000억원 규모의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사옥도 매각 대상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부영그룹 측은 “회장 부재 속에서 임대사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GS건설은 2013년 본사로 사용하던 서울역 GS역전타워를 베스타스자산운용에 매각해 1700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GS건설은 역전타워를 비롯해 송파구 문정동 롯데마트, 파르나스 호텔 등 자산을 매각해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는 종로구 그랑서울을 준공 전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하고 10~20년 책임임차를 조건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지난 30일 서초사옥을 코크렙제43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처분금액은 7484억원으로 전년 회사 자산의 1.5% 수준이다. 처분 예정 일자는 9월 21일이다.
삼성물산 서초사옥은 2007년 12월 준공 이후 삼성그룹의 상징적인 건물로 여겨졌지만 상사부문, 건설부문, 패션부문이 각각 송파구, 강동구, 용산구 등지로 사옥을 이전하며 매각 수순을 밟아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3월 판교 알파돔 시티를 임대하던 오피스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일부를 임차하는 형식으로 이전했다. 건설부문은 임대료가 상승한 판교 사옥을 떠나 절반 수준의 임대료로 사무실을 마련하고 그룹 내 엔지니어링 계열사와 공간을 공유하게 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일부를 임차해 이전한 것은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쇄신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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