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0%로 인하된 지난달 28일에 비해 0.04%포인트 하락
"한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 반영된 것" vs "기준금리 인하 영향 크지 않다"
코로나19·저금리 여파에도 국내 주요 저축은행들 올 1분기 실적 개선
초저금리 시대의 장기화로 수신금리가 0%대까지 주저앉은 가운데 저축은행 또한 수신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0.50%까지 떨어져 업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지난 1분기 코로나19·저금리 여파에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는 1.88%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로 인하한 지난달 28일(1.92%)에 비해 0.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기준금리 인하분이 빠르게 반영되지 않는다. 지난 3월 16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할 당시 정기예금 금리는 5월까지 1.90% 이상을 유지했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0%대까지 떨어져도 저축은행 업계 내에서 유의미한 금리인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저축은행들이 선뜻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하지 못한 이유로는 고객 유치가 꼽힌다. 저축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은 고객 예금인데, 금리를 무작정 인하시켰다가 고객들이 빠져나가면 자본 확충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금을 많이 유치시켜 자금을 조달해야 대출금을 그에 맞게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는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저축은행 업계의 남은 선택지는 고객 예금밖에 없다"라며 "특히 몇몇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시키킨 적이 있는데 저변에는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계산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라고 밝혔다.
업계 내에선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수신금리가 내려갔다고 입을 모았다. 시중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인하시킨 영향이 지금에서야 늦게 나타난 것 같다"라며 "기준금리는 모든 은행 금리의 표준이 되기 때문에 유동성이나 여러가지를 고려하면 저축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축은행 채무자들은 대부분 소상공인이나 실업자 등 코로나19 피해에 취약한 계층"이라며 "저축은행도 최근 대출 연체율이 오르는 등 자산 건전성이 나빠져 업황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영향이 적은 저신용대출 위주로 전략을 짜기 때문에 별 타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OK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도 당기순익 각각 395억원, 1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지난 1분기에 주요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오히려 전년보다 개선됐다"라며 "저신용대출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수익 감소 폭이 두드러지지 않아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1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바로 반영되지만 저축은행은 예금으로 대출 자금을 모으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이 초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기예금 금리 인하는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창립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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