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전국의 주택 전셋값이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66% 올라 전월(0.4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2013년 10월(0.68%) 이후 가장 많이 상승한 것이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4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전셋값 변동률은 올해 1월 0.28%에서 시작해 2~5월에는 매달 감소해 5월 0.09%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6월 0.26%로 반등한 뒤 7월 0.32%, 8월 0.44%, 9월 0.53%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이후 10월 0.47%로 소폭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다시 지난달 0.66%로 반등했다.
부동산업계에선 임차인 보호를 위해 시행된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크게 늘어 전세 물건이 줄었고, 집주인들이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려 받으면서 전셋값이 크게 뛴 것으로 보고 있다. 감정원은 저금리 유동성 확대와 거주요건 강화, 매물 부족 등을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전셋값은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지방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올랐다.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0.74% 올라 전달(0.56%)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2015년 4월(0.87%) 이후 5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1.28% 올라 전월(0.68%)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오름폭을 확대하며 2008년 10월(1.29%)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경기도는 0.75% 올라 전달(0.67%)보다 상승 폭을 소폭 키웠다.
서울도 0.53% 올라 전달(0.35%)과 비교해 0.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1월(0.75%)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서울은 이른바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초구(1.13%)와 강남구(1.08%)는 반포·대치동 등 인기 학군 지역 위주로, 송파구(0.98%)는 풍납·장지·마천동 중저가 단지와 잠실동 인기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 강동구(0.91%)는 암사·강일·고덕동 대단지 위주로, 동작구(0.67%)는 사당·대방·동작동 역세권 위주로 각각 전셋값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0.54% 올라 전달(0.32%)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7월 0.61%로 정점을 찍은 뒤 8~10월 0.47%, 0.42%, 0.32%로 3개월 연속 상승 폭을 줄였다가 지난달 0.54%로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같은 달 19일 5개 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부산이 0.55%에서 1.28% 상승으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구별로 보면 부산 해운대구가 3.54%, 연제구가 2.09% 상승해 크게 올랐다.
수도권은 10월 0.30%에서 11월 0.49%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이 0.16%에서 0.17%로 오름폭을 소폭 키우는 데 그쳤으나 인천은 0.21%에서 0.42%로 오름폭이 2배 커졌다.
서울 집값은 중랑구(0.33%), 광진구(0.24%), 성북구(0.24%) 등의 중저가·신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이에 비해 서초구(0.13%), 송파구(0.10%), 강남구(0.08%) 등 강남 3구는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다.
감정원은 “서울 집값은 신규 분양물량 감소와 전세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나 소형 평형 위주로 상승했다”며 “경기와 인천은 교통개선 및 정비사업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역세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단지 위주로 올라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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