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으로 발을 디딜 수도 없는 땅을 사기 위해 뭉칫돈을 들고 몰려드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투자 열풍은 팬데믹처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재무 컨설턴트인 그레그 레이놀즈는 이것을 ‘가상 토지 열풍’이라고 부른다. 그는 "수천 달러, 수십만 달러, 그리고 몇몇 경우에는 수백만 달러를 노린 음모가 움직이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이 지난해 10월 말 이름을 ‘메타’로 바꾼다고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해 처음 인지했다.
레이놀즈는 이것이 소셜 미디어의 다음 버전이라고 말한다. 그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에익숙해진 사람들이 서로 디지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서는 실제 사람들과 소통하지만 만화 같은 아바타처럼 행동한다.
전화기를 몇 번 도청하거나 컴퓨터를 클릭하기만 하면 세계 어느 곳이든 가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토지의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500%나 급등했다.
레이놀즈는 "파크플레이스와 보드워크가 가장 가치 있는 부동산이며 전통적인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위치, 위치, 위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퍼블릭 리얼룸사는 사람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게임을 하고, 심지어 콘서트에 참석할 수 있는 ‘가상 세계’ 웹사이트 중 하나인 샌드박스를 통해 디지털 토지에 기록적인 430만 달러를 지출했다.
앞서 캐나다의 암호화폐 회사인 토큰스닷컴이 경쟁 플랫폼인 디센트랜드에서 240만 달러의 토지를 매입한 바 있다. 바베이도스는 디센트랜드에 ‘메타버스 대사관’을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웹사이트들은 가상현실(VR) 헤드셋 덕분에 친구와 채팅하는 것과 같은 온라인 경험이 결국 대면하게 되는 미래 인터넷인 메타버스의 원형으로, 앞으로 이 곳의 부동산 투자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사이트 디앱에 따르면 샌드박스, 디센트랜드, 크립토복셀, 솜늄스페이스 등 4대 메타버스 사이트에서 매월 4억 달러 이상의 토지가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부터 토지 개발업자에 이르기까지 가상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전체 생태계를 형성하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과대한 홍보에 따른 투기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컨설턴트 팀 페리는 "자신이 산 가상 토지를 누가 궁극적으로 차지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폭탄 돌리기’처럼 다음 사람이 그 투자위험을 안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떠안는 사람이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완전히 잃을 수 있는 돈으로만 투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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