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환자들 때문에 탈출할 수 없다“... 병원에 남아 목숨 걸고 환자 치료하는 우크라 의료진 
[우크라 줌인] ”환자들 때문에 탈출할 수 없다“... 병원에 남아 목숨 걸고 환자 치료하는 우크라 의료진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3.28 06:03
  • 수정 2022.03.28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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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체르크바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더가디언]
빌라 체르크바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더가디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5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빌라 체르크바 2호 병원 의사들은 목숨을 걸고 희생자들이 병원에 제대로 도착할 수 있도록 병원 앞에 방공호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병원은 텅 비었고 냉전시대에 사용했던 방공호에는 폭격을 대비하기 위한 침대와 의료진으로 가득차 있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 병원에는 수십 명의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그것이 그들에게 다가올 폭풍의 전조현상이었다.

한 부상자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러시아 폭격으로 한쪽 눈을 잃었고, 다른 부상자는 러시아 저격수가 허벅지뼈를 명중시키는 바람에 허벅지 주변이 산산조각이 나 회복 중이었다. 

영국매체 가디언 기자가 인터뷰한 세 번째 사람은 폭격으로 심하게 다쳐 짧은 대화에도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전투가 격렬하게 벌어지는 지역인 키이우의 북쪽과 동쪽에서 발생했다. 의사들은 ”부상 치료가 매우 복잡하거나 전선에서 가까운 병원들이 폭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라 체르크바병원 외상과의 한 환자가 공습 경보 중 복도에 누워있다. [사진=더가디언]
빌라 체르크바병원 외상과의 한 환자가 공습 경보 중 복도에 누워있다. [사진=더가디언]

이 병원 니나 바실리브나 원장은 “러시아가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 직원들은 전쟁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라 체르크바 병원은 키이우 지역에서 425개의 침대를 갖춘 가장 큰 규모의 병원 중 하나이며 사실상 전쟁 대기 상태다.

그녀는 "현재 응급환자와 전쟁 부상자만 받고 전쟁 이후 예정된 모든 수술이 취소되었다"며 “탈출구가 없으니 대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자선단체인 ‘국경 없는 의사회(MSF)’는 수년간의 전쟁 지역 경험으로 병원들의 준비를 돕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일하는 영국인 의사 나탈리 로버츠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함락된 도시(마리우폴 등)에 들어갈 수 없지만, 적어도 그들이 싸웠을 때 대피할 수 있는 장소들을 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병원들은 시리아처럼 직원을 요구하지 않고 전쟁 부상자를 관리하는 방법, 동시에 100명의 환자가 생겼을 때와 심각한 외상 부상을 입었을 때 관리하는 방법 등을 강구하고 있다.

빌라 체르크바에서 부상당한 민간인을 치료하고 있는 타니아 코티우크 간호사는 "우리는 환자들을 돌볼 핵심 인력이기 때문에 떠날 수 없고, 우크라이나 사람이기 때문에 탈출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도시에는 민간인을 위한 병원과 평행한 군사 의료 네트워크에 설치된 병원이 몇 개 있으며 많은 의사들과 의료진들이 자리를 지키고 폭격에 잘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라도 가장 격렬한 분쟁지역에서는 자기공명영상(MRI)나 실험실과 같은 최신의료장비 없이 끊어진 전기와 부족한 약품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큰 전투 중에 생긴 개인의 부상은 수술로 모든 외상을 치료하기 보다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환자들을 간단히 치료해야 한다.

나탈리 의사는 "전쟁 상황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환자치료하는 것은 어렵다. 전쟁 상황에서는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치료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첫날에 의료물품을 다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외과 의사들은 완전한 수술을 해야하지만 지금은 그저 사람들을 안정시키고 나중에 완전한 수술을 위해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과 어린이, 의료인의 희생자가 속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러 전쟁 발발 이후 병원, 환자, 기타 인프라 등에 대한 의료시설 공격이 최소 43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산부인과 병원들도 폭격 공격을 면치 못했고, 아이들을 위한 암 병동도 포위됬다.

빌라 체르크바 병원은 폭격을 대비해 침대를 비우고 소모품을 비축하는 것 외에도, 자체 전력 공급, 환기, 심지어 임시 수술실을 갖춘 방공호를 준비를 마쳤다. 

니나 병원장은 ”우크라이나의 의료진들이 동쪽지역에서 벌어진 8년 동안의 전쟁을 경험했지만, 현재 상황은 지금까지의 전쟁과는 매우 다르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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