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영변수 많아 회복 시점 예측 어려워
건설업계 "리스크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 모색"
건설업계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까지 확대되면서 '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 10대 건설사 중 7곳에서 정비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가 1분기에 확보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둬들인 4조5242억원과 비교하면 12%가량 줄어든 규모다.
올해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가 독보적이다. 다음으로 현대건설와 SK에코플랜트가 뒤를 이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1분기에 2조3321억원 수주액을 달성하며 1위를 차지하며, 도시정비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적은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 사업을 포함해 부산 주요 재개발 사업지로 평가받는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영향이다.
현대건설도 1분기 1조4522억원을 거둬들이며, 포스코이앤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마수걸이로 수주한 여의도 한양 아파트를 시작으로 경기 성남시 중2구역을 수주하며 1위 탈환을 위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2151억원을 확보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해당 건설사가 올해 수주한 단지는 서울 강북구 미아11구역이다. 후속으로 서울 서초구 신반포 27차 단지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이전부터 준비했던 사업들이 많았던 덕분으로 보인다"면서도 "PF와 관련해서는 최대한 나은 조건에서 금융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수주실적이 하나도 없는 건설사가 다수를 차지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해당 건설사들이 올해 수주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는 배경에는 고금리 여파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별수주로 방향을 바꾼 것이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최근 확대되고 있는 부동산 PF 리스크 영향으로 지난해 건설 수주액이 급격히 감소한 것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서 건설업계가 언제 회복이 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 "예년에 비해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개발과 재건축 관련해서 수주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되 옥석 가리기를 하면서 수익성을 중시하고 있어, 예년과 같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나타날 재건축과 재개발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 침체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주택 사업 경기 전망 지수는 전달 대비 8.1p 높아졌지만 70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다. 100을 기준선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전망, 낮으면 부정적인 전망이 강하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현재 각 건설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기존 사업지들을 케어하겠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건설사들은 한번 수주하면 3~5년을 갖고 가며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결국 수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건설사는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어떤 건설사는 국내 사업 위주로 집중하는 등 회사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자마다 해법 모색에 골몰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민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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