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분기 호실적의 그림자, “철강업계 희생 뒤따라”
포스코 1분기 호실적의 그림자, “철강업계 희생 뒤따라”
  • 문 수호
  • 승인 2018.04.25 10:51
  • 수정 2018.04.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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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임을 결정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1분기 실적 증가한 반면, 타 철강사들 실적 악화
소재 가격 올린 데 따른 반사이익, 하공정 제품 가격은 동결해 고사작전
포스코 소재 사용하는 업체들 불만 끊이질 않아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1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올해 전망을 상향 조정한 가운데 포스코로부터 소재를 공급받는 다른 철강업체들은 수익이 크게 감소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7조760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7.7% 증가한 1조1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1%를 기록하며 작년 대비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제품가격 인상과 더불어 제품 판매량 증가 및 WP(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라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함께 원가절감 및 지속적인 수익성 향상 활동에 따른 결과라는 것.

하지만 철강업계 내 포스코를 향한 시각은 곱지 않다.

포스코가 상공정 제품인 열연강판 가격은 큰 폭으로 올린 반면 하공정 제품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포스코로부터 소재를 받아 하공정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모든 제품의 소재가 되는 상공정 제품인 열연강판이 있고 하공정 제품으로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등이 있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포스코강판 등은 포스코에서 소재를 받아 하공정 제품을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열연강판 가격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톤당 20만원 가까이 인상했다. 반면 하공정 제품 가격은 올해 2월 냉연강판만 톤당 5만원 올리고 아연도금강판은 4월말에서야 톤당 3만원 인상을 발표했다.

국내 철강업계 특성상 포스코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다른 업체들도 수요가들에게 가격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재 가격이 올라도 제품 가격에 반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포스코 분기별 열연강판 판매량
구분 2017.1/4 2017.2/4 2017.3/4 2017.4/4 2018.1/4
내수 131,000 111,000 136,000 132,000 166,000
수출 86,000 75,000 78,000 70,000 76,000
전체 217,000 186,000 214,000 202,000 242,000
내수비중 60.4 59.7 63.6 65.3 68.6
단위: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상공정 제품 판매를 극대화했다. 실제 작년 3분기부터 열연강판의 내수 판매 비중은 계속 증가해왔다. 지난해 2분기 59.7%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1분기에는 68.6%까지 늘었다.

국내 철강업체들에 소재를 비싸게 판매해 이윤을 남기고 경쟁 제품들의 가격은 올리지 않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 매출까지 잡았다는 업계 내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실제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2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는 11억원으로 90.2% 급감했다. 포스코가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세아씨엠 등의 업체들도 1분기 실적이 좋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다.

동국제강 관계자에 따르면 1분기 냉연 부문에서 제로마진(Zero Margin)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세아씨엠도 비슷하고 동부제철은 지난 2월에만 9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1분기에만 3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 것이다.

강관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열연강판 가격은 급등했지만 제품가격은 반영을 하지 못하고 있어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 수출 문제까지 터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가 계절적 최고 비수기인 겨울에 소재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중국과 일본 영향이 컸다. 철강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납기와 품질 면에서 우수한 포스코 소재 일부와 가격면에서 저렴한 중국 및 일본산 소재를 같이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일본의 내수 시장이 살아나면서 수출이 줄어들어 국내 업체들이 소재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부터 소재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다만 문제는 하공정 제품가격은 시황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어 경쟁사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철강업계 내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 측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반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스코와 타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극명히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내 철강업체들의 포스코에 대한 불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포스코 2018년 1분기 경영실적(별도 기준)
구분 2017.1/4 2017.4/4 2018.1/4 전년동기비
매출액 70,674 70,970 77,609 9.8
영업이익 7,954 8,003 10,159 27.7
당기순이익 8,396 4,670 7,687 -8.4
단위:억원,%
포스코강판 2018년 1분기 경영실적
구분 2017.1/4 2017.4/4 2018.1/4 2018.1/4
매출액 2,164 2,233 2,141 -1.1
영업이익 112 52 11 -90.2
당기순이익 89 50 5 -94.4
단위:억원,%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shmoon09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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