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품목 쿼터 소진, 10월까지 수출 불가능
지난해 4분기 수출량 많아, 주력제품도 소진 직전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품목 54개 중 9개는 이미 쿼터를 모두 소진해 올해 10월까지 수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부 통관 절차를 공지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는 54개 철강 품목별로 쿼터 수량을 명시하고 이미 올해 쿼터를 채운 품목은 더 이상 미국으로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 쿼터를 모두 소진해 수출이 불가능한 품목은 스테인리스냉연, 스테인리스 주단강 잉곳, 스테인리스 평철 선재 및 비정형제품, 봉형강류 중 앵글과 섹션 일부 제품, 공구강, 방향성 전기강판 등이다.
이들 제품의 쿼터는 전체 263만톤 중 4만9000톤으로 1.9% 수준에 불과해 영향은 미미하다. 지난 3년간 사실상 수출 실적이 없었던 품목들이다.
문제는 파일용강관이나 OCTG용 강관 등 주력 제품들이다. 이들은 아직 쿼터 소진을 다 하진 않았지만 업체별 쿼터 배정 전에 무분별하게 수출되고 있어 미국 통관 기준 시 거의 다 차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통관 기준으로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으로부터 선적 후 도착 기간을 감안하면 지난해 10월부터 보낸 물량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지난해 수출이 많았기에 올해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쿼터를 다 소진한 경우 최소 올해 10월까지는 수출을 할 수 없고 이미 초과된 물량들은 다른 국가에 다시 수출하거나 창고에 보관하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
한국은 올해 1월 1일~4월 20일 통관 기준으로 34.6%의 물량을 미국에 수출했는데 현재 이미 선적된 물량들을 감안하면 크게 5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반덤핑 제소를 받으며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냉연 제품 등은 오히려 쿼터 소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강관 등 일부 품목들은 쿼터가 부족하다.
이 같이 무분별하게 수출이 되고 있는 것은 아직 한국 정부와 미국 간 세부 쿼터 이행 방안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내 행정 프로세스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역확장법 232조가 추진되면서 사후 처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 수출이 많은 동국제강 내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45% 정도의 쿼터를 소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냉연 업계는 쿼터가 남을 것 같지만 다른 품목들은 올해 4분기까지 수출이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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