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서 '평창' 언급 '거짓말'이라며 추궁...신동빈 "면담서 직접 설명했는데..."
원심서 '평창' 언급 '거짓말'이라며 추궁...신동빈 "면담서 직접 설명했는데..."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07.10 16:09
  • 수정 2018.07.09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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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면담서 경영권 분쟁 '질책' 걱정스러웠다...면세점 '청탁' 상상 못해"
"'좋은 인상' 주려 평창올림픽 방안·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강조"
지난달 20일 신동빈 회장 공판 출석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신동빈 회장 4차 공판 출석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심리로 열린 9일 '뇌물공여 혐의' 7차 공판 변호인 주심문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전까지 경영권 분쟁 사태로 질책 당할까 걱정스러웠고 롯데그룹을 안 좋게 생각한다고 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긴장되고 애쓰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은 경영권 분쟁으로 사죄하고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나라를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하는 자리였다"며 "그런(면세점이 있는 데 한번 봐 달라) 말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 변호인 측은 "검찰은 VIP 간담회 자료 중 면세점 세계 1위라고 한 것은 면세점 특허 청탁을 하려고 넣은 내용이라고 했지만 이는 새로운 말이 아니다. 롯데가 그 전부터 목표로 해오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면담 전 (경영권 분쟁으로) 최고 권력자께서 저한테 너무 시끄럽게 하니까 그만두라, 그렇게 말씀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걱정했다"고 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대통령 면담이 잡히고 나서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인지 고민했다. 

신동빈 회장은 몰랐던 사실이지만 2016년 2월 말 박 전 대통령과의 이인원 부회장 면담은 불발 됐고 그달 29일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 일정이 잡힌 사실을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문자로 통보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엄격한 원칙주의자로 한번 눈밖에 나면 쉽게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지도자로 알려져 분위기, 어떤 목적과 이유로 만나려고 하는지 살피려고 면담 전 안종범 전 수석도 만났다. 

그 과정에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안종범 전 수석에게 모두 평창올림픽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을 얘기했지만 김 장관은 이를 부인했고 검찰은 이 말을 토대로 신 회장을 '거짓말' 한다고 추궁했다. 박 전 대통령도 김 전 장관처럼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신동빈 회장이 변호인 주심문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2016년 3월 14일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나쁜 인상을 개선하기 위해 주요하게 말한 것은 평창올림픽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 등이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제 입장에서는 그룹 이야기가 아니고 나라에 대한 이야기니까 제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자료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했다. 

신동빈 회장은 평창올림픽 경제활성화 방안을 담은 PPT 자료 한 부를 박 전 대통령에게 주고 자신도 PPT 자료를 한장씩 넘겨가며 말했고 대통령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검찰수사과정에서도 "대통령한테 PPT 자료를 갖고 직접 설명했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당시 검찰로부터 "거짓말한다"고 계속 추궁을 당했다.  

신동빈 회장 변호인 측은 "평창올림픽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는 것은 말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만나기 전 준비했던 자료"라며 "첫번째 항목으로 나온 것이고 실제 PPT 자료를 준비해갔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증거도 있는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런데도 원심 판결문을 보면 대통령이 경찰에서 이에 대해  진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 이렇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 입장을 분명히 설명을 드렸고 이처럼 객관적인 자료도 있는데 법원에서 그렇게 판단한 데 대해서는 그것은 좀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이 맞죠"라고 확인했다. 

또한 "조사받으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그와 같은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한 말 틀림없다 그렇게 얘기하기도 했는데"라며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평창올림픽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PPT 자료를 통해 10~20분간 설명했기 때문에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변호인 측이 "원심 판결에서 이것 거짓말이다, 증인 거짓말이라고 한 부분이 억울하죠"라고 확인하는 질문에서 "그렇다"고 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해서도 신동빈 회장은 당시 "이틀 뒤 1주년 기념식이 있으니 그때 부산에서 뵙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이 언급한 피고인 진술조사 내용을 보면 면담 말미에 박 전 대통령은 롯데그룹이 지원해달라는 얘기를 했고 신동빈 회장은 면담 후 이인원 부회장에게 박 전 대통령과 한 말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연락이 올 지 모르니 그걸 챙기라고 얘기했다. 이후 이인원 부회장 지시로 70억원이 지원됐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스포츠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그런 어조가 아니었다. 그랬다면 면담을 마치고 돌아와서 "청와대에서 어떤 연락이 올 테니까 잘 챙겨봐라"는 그런 식으로 말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적어도 무엇인가 구체적인 돈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이런 식의 취지로 기억이 남은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공판을 끝으로 뇌물공여 사건 심리는 마무리됐다. 11일 공판부터는 롯데 경영비리 혐의 심리가 시작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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