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美 세탁기공장 원자재 확보 비상…‘물밑경쟁’ 치열
삼성 vs LG, 美 세탁기공장 원자재 확보 비상…‘물밑경쟁’ 치열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11.22 12:03
  • 수정 2018.11.22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내년 미국공장 100만대 생산목표
엘지전자도 내년 초 세탁기 공장 가동 앞둬
원자재 수급, 쿼터 제한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

미국 가전 판매장의 LG, 삼성 세탁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가전 판매장의 LG, 삼성 세탁기.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세탁기 공장을 가동하면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 두 업체 간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미국에 세탁기 공장을 세운 것은 미국의 세탁기 수입 제한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산 세탁기 수입을 쿼터로 제한하면서 상당한 세금을 부과함에 따라 국내 가전사들이 미국 내 공장 도입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세탁기 공장은 중국에서 베트남, 태국 등으로 금형을 옮겨가며 미국에 수출하고 있었지만 결국 최종 정착지는 미국이 됐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공장 가동은 순탄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세탁기 공장의 생산 목표를 100만대로 세웠지만, 실제 생산은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탁기 가격인상 성공 등에 힘입어 2019년에는 100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내년 초 세탁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인데, 삼성전자보다 후발주자임에도 미국 내 여건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의 가동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철강수출에 쿼터제한이 생기면서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이다. 현재 철강제품은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으로 쿼터 이상으로 수출을 하지 못한다. 쿼터량은 지난 2015~2017년 동안 수출한 연간 평균의 70%에 불과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세탁기의 주요 원자재인 컬러강판의 3년간 수출량은 34만9486톤으로 연간 평균의 70%는 8만1500톤 정도다. 문제는 이 중에서도 용융아연도금강판(GI)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컬러강판과 갈바륨(GL)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컬러강판의 쿼터량이 또 다르다는 점이다.

갈바륨으로 만들어진 컬러강판은 대부분 건재용으로 가전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GI 기반의 컬러강판 쿼터량은 연간 2만톤 남짓이다.

2만톤의 컬러강판 물량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연간생산 목표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각 사별로 50% 수준의 원자재를 현지에서 수급해야 하는데 미국 내 철강제품 가격은 국내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월등히 비싸다. 이는 월풀이 수입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쿼터제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들에게 서로 물량을 많이 달라고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경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 쪽에 물량을 더 준다고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이득이 없다”면서 “애초 한 쪽에 몰아주다 다른 경쟁회사에 미움을 사게 되면 훨씬 더 큰 손해만 보게 될 것”이라며 두 업체 간 경쟁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가전사들의 구매담당자들은 1톤이라도 더 원자재를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경쟁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 가전사들은 미국 정부에 가전용 세탁기에 들어가는 철강 제품에 대한 특별 관세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