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과연 팔릴까?…매각설 배경과 가능성은?
동부제철, 과연 팔릴까?…매각설 배경과 가능성은?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9.01.07 14:08
  • 수정 2019.01.07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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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지난달 31일 연장, 매각공고는 당연한 수순일 뿐
지난 워크아웃 2년 동안 매물이었지만 매각 실패
국내 철강사들 산업은행과 인수비용 이견 심해
동부제철 공장 전경 [동부제철 홈페이지]
동부제철 공장 전경 [동부제철 홈페이지]

동부제철이 갑작스러운 매각설에 휩싸였다. 동부제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7일 매각공고를 내고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각주관사는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맡았다. 매각 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유력하다. 인수자는 5000억원 정도의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오너가 된다. 현재 동부제철은 산은과 NH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85%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 동부제철 매각 공고는 지난 12월31일 2년간의 워크아웃 연장이 확정된 후 나온 것으로 업계 내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입장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2014년 자율협약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그동안 채권단은 동부제철과 동부인천스틸의 패키지 판매를 비롯해 분리를 통한 동부인천스틸 매각, 이란 카베스틸로의 전기로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매각 시도에 나섰었다.

하지만 국내 철강 시황의 침체와 함께 인수 가능성이 높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매각설 배경…워크아웃 연장 후 당연한 수순

이번 공개 매각은 지난 12월31일 워크아웃이 2년간 연장된 직후 나왔다. 이러한 점을 두고 볼 때 업계에서는 이번 공개매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워크아웃 연장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

지난 워크아웃 기간 중 동부제철은 언제나 매각 대상이었다. 이번 공개 매각으로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채권단이 원하는 매각 금액과 인수자들이 원하는 인수 비용의 괴리 때문에 국내 업체들과의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그동안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해 동국제강과 세아제강까지 동부제철 인수를 검토했을 만큼 국내 철강업체들이 관심을 갖기도 했지만, 금액대를 놓고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의 가치를 매우 높게 책정해 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나 STX조선 등 그동안 언급돼 왔던 법정관리 업체들에 비해 동부제철은 영업이익은 흑자를 내는 등 매우 양호한 편에 속해 산업은행 측에서는 동부제철 매각이 최우선 과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4년간의 관리 동안 매각을 하지 못한 것은 질책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워크아웃 연장을 한 만큼 공개 매각을 통해 다시금 매각 의사를 확인 시킨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해외 업체들까지 언급하면서 매각 대상 범위를 확대해 보다 유리한 입장으로 끌고 가려는 산업은행의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의 매각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번 공개 매각 결정은 워크아웃 연장에 따른 매각 의사를 재확인하는 절차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공개 매각을 진행해도 매각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매각 가능성 매우 낮아…희망 매각 금액과 인수 비용 차이 커

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의 매각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고 있다. 공개 매각을 진행하지만 사실상 동부제철은 지난 2년간의 워크아웃 기간 내도록 매물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이는 국내 철강업체들은 물론 해외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못 팔아서 현 상황에 놓인 것이지, 산업은행이 안 팔아서 관리를 맡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당초 처음에는 채권단에서 포스코에 인수 요청을 했지만 포스코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가 없는 인수였다. 인천 설비는 노후화 문제가 있고, 당진 설비들 역시 포스코에서 모두 운영하고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당진에 있는 동부제철을 인수할 경우 동부제철의 부지를 이용하는 등 어느 정도 메리트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인천 공장은 원하지 않았다. 또 동부제철의 설비가 현대제철이 원하는 수준의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데 큰 장점이 없어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동국제강과 세아제강의 세아씨엠도 인수를 검토했다. 동국제강은 동부제철의 위탁경영관리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를 통한 적은 금액으로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해 운영하길 원했다.

2000억~3000억원 수준의 금액으로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해 자사 제품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 PF 방식은 1대 주주는 여전히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지만, 합의를 통해 경영권만 인수업체에서 가져오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채권단 측은 인수 비용으로 5000억원 이상을 원한 것으로 알려져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동국제강이 산업은행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위탁경영관리는 아연도금제품 생산여력 부족이 크다. 동국제강은 현재 아연도금제품 생산부족으로 6CGL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동부제철 위탁경영관리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해외 업체의 동부제철 인수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업체들의 인수는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 동부제철은 미국에 제품 수출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제재에 걸려 수출량이 많지 않다.

중국의 경우 유럽 등 해외 수출에 따른 일부 메리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중국에서 국내로 수출하는 제품들의 가격이 국내 업체들의 판매가격보다 싸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노리고 인수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다만 유럽 등 반덤핑 제소로 수출을 못하고 있는 지역은 동부제철에서 생산해 수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수 비용이 적지 않은 관계로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동부제철을 인수하려는 업체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동부제철이 설비 투자를 오랜 기간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등 관리 업체들에게 수익이 나지 않는 부문은 과감하게 생산을 중단시키고 있다. 수익을 중시하는 채권단의 성향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으로 장치 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채권단이 관리 이후 동부제철은 수익이 없는 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공급물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내 경쟁력은 물론 설비 노후화에 따른 제품 경쟁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국내 업체들은 높은 가격에 인수를 꺼리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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