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이후 첫 연초 현장 사업 점검
삼성전자가 8일 2018년 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 3분기와 달리 4분기는 부진이 예상됨에도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로 부진에서 벗어난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는 매출 63조3994억원, 영업이익 13조539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1%, 10.61% 감소한 수치로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직격탄은 2년만에 시작된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로 인해 고객사가 메모리 재고를 축소하고 구매 지연하는 것 등이 반도체 출하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직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연말 특별 상여금을 지급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도 반영됐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시적 재고조정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도체 가격의 저점이 예년보다 높게 형성돼 있고 지금의 가격 하락세는 사이클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5G 상용화, 데이터 센터 등으로 인한 신규 수요 창출도 반등 기대 요소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여기에 수요 성수기 효과와 증설 축소 노력이 더해져 올해 2분기부터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일시적 서버 D램 구매 중단과 더불어 중국 및 신흥국의 IT제품 수요도 기존 예상보다 부진하는 등 거시경제 이슈가 지배적”이라며 “하지만 2019년도 메모리 업종 실적의 ‘상저하고’ 패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DP), 가전(CE), 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서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소형 OLED와 대형 LCD 분야의 경쟁력을 앞세운 디스플레이 부문은 플렉시블 OLED 패널 출하 확대 및 8K 해상도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이익률 개선에 나섰다. 가전은 QLED TV 판매 호조와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로 인한 수익성 상승이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로 부진을 겪고있는 모바일 부문은 5G 상용화와 폴더블폰 출시가 중요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또 최근 선보인 중저가 라인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이틀 연속 핵심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전략 회의를 가지며 현장 사업 점검에 나섰다.
지난 3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칩셋, 단말, 장비 등 5G 사업 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튿날 기흥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반도체(DS)와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겨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기존 핵심 사업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jung032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