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구조조정 “정말 없을까?”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구조조정 “정말 없을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2.23 14:00
  • 수정 2019.02.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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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업체 강점 선박 부문 동일…해양플랜트 부문 인력조정 불가피
영업, 재무, 인사, 구매, 연구개발 등 중복 인력 다수 존재
기존 현대중공업그룹 체계 속 흡수 시 일부 구조조정 필수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최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빅딜’에 따른 추가 구조조정 여부가 업계 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노조 모두 인수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일방통행 밀실협약’이라고 반발하며 총 파업을 예고하는 등 투쟁 결의를 불사르고 있다.

현재 노조에서 업계 1,2위 업체 간 인수합병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추가 구조조정 여부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 전체 직원 수의 30%가 넘는 8600여명을 감원했고, 현대중공업 역시 전체 직원 27%인 3670여명을 해고했다.

이러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최근 조선업계는 회복세를 보이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LNG선박선의 발주가 늘어나며 수주잔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인수자인 현대중공업 측도 이를 인식한 듯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삼현 사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어느 쪽도 희생은 없다”며 구조조정 설을 일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은 원할한 인수를 위한 보여주기식 발언으로 여기고 있다. 오히려 총력 투쟁에 나서며 인수 저지에 사력을 쏟고 있다.

노조 측에서 이렇게 추가 구조조정에 민감해 하는 것도 기우는 아니다. 비록 합병이 아닌 인수로 별개의 법인으로 운영되지만, 같은 그룹에 속하면서 영업, 재무, 인사, 구매, 연구개발 등 많은 부문에서 잉여 인력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 운영 방식만 보더라도 확연해진다.

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LNG운반선 등 선박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점도 문제다. 경쟁자들간 출혈 경쟁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취약한 해양플랜트 부문은 여전히 인력 문제를 안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유일한 프로젝트를 따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대우조선해양은 TCO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해양플랜트 물량이 바닥난다. 현대중공업은 지금도 해양플랜트 유휴인력 문제로 노조와 씨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추가 수주가 없으면 1000명이 넘는 현장 인력들이 공중으로 뜨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 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속적으로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회계 법인을 통해 추가 구조조정 여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었다.

구조조정에 대한 피해는 대우조선해양 쪽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인수당한 기업은 부장급 이상 인력들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임원급은 모사의 낙하산 인사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양사의 인수합병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결국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업계 내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경쟁국 대비 인력비용이 높아 원가부문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2 체제로의 전환은 국가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부적인 정리도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쳐지면 초대형 조선사의 출현으로 조선업계의 구매파워가 높아지고, 선가 등 협상 시에도 협상력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현대중공업그룹 체제 속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흡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중복된 부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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